Mercyful Fate의 Melissa를 통해 살펴보는 쓸데없는 회귀의 문제점(간단함)


머시풀 페이트의 1집이 2집보다 대체로 떨어진다는 사실은 음악을 들어보면 누구나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Evil과 Into the Coven 두 곡은 상당한 명곡이나, 다른 곡들은 이 정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데, 이는 1집의 마지막 트랙이자 발라드 트랙인 본 곡 또한 마찬가지다.

이 곡은 꽤 괜찮은 요소들을 들려주고 있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기타 연주라던지, 킹 다이아몬드의 보컬 또한 말할 필요가 없고, 기본 리프 또한 상당히 괜찮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 곡은 상당히 지루하다. 미들템포에 조용한 분위기와 기타 솔로 플레이에만 의존하는 작곡도 문제지만, 곡 길이가 너무 쓸데없이 길다는 점도 지적해야 한다. 이 곡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를 보면, 이 곡은 3~4분대였어도 적당했을 것이고, 길어도 5분을 넘기기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은 6분 중반대가 넘는다.

곡의 길이가 길다면 그에 합당한, 즉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곡들은 그것이 아니라, 단순히 무의미한 반복을 통해 곡 길이를 늘이기도 한다. 본 곡 또한 그러한데,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후반부에 반복되는 초반부 파트 때문이다.

리드기타가 멜로디컬한 솔로 연주를 펼치고 나서, 곡의 분위기는 단절된다. 그 상태로 마감을 짓는다고 봐도 좋을 정도인데, 이렇게 되는 이유는 아마 보여줄(들려줄) 것이 다 끝났기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곡이 여기에서 곡을 이어나가는 방식은, 새로운 요소 내지 기존 요소의 변형을 통해 새로운 파트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초반부 메인 리프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저러한 초반부 파트가 후반부의 그 부분에서 반복되어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해당 주제는 이미 충분한 전개를 통해 완전히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쓸데없는 반복을 통해, 본 곡은 마치 "자꾸 되풀이하는 잔소리" 같은 효과를 형성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것은 심각한 지루함을 유발한다.

곡들을 듣다 보면, 후반부에서 여러모로 전개되던 곡이 다시 초반부로 회귀할 때, 과연 이 부분에서 초반부를 굳이 반복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필연적인 이유(덜 완성된 매듭 등의)가 있지 않는 한, 그러한 반복은 최대한 지양해야 함이 마땅하다.

이 곡은, 그래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주는 곡이다. 잔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들으나 안 들으나 별 상관이 없는데다, 어차피 맨날 똑같은 소리이기 때문이다. 본 곡에서와 같이 무의미한 전반부로의 회귀는 마치 잔소리와도 같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이러한 잘못은 본 곡 뿐만 아니라 많은 훌륭한 밴드들이 의외로 꽤 많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어떤 곡이 지루하다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것이 실제로 지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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