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METAL

아이돌의 본질이 무엇인가?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베비메탈"을 논할 때 있어서는 그것은 바로 "귀여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귀여움이 아니라, 그들 특유의 반주 및 안무 노래 등과 섞여서 유일무이한 "카와이 메탈 아이돌"을 이룬다. 무엇이 그것을 만드는가? 얼굴?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한중일에서 베비메탈 멤버들만큼 생긴 사람들은 널리고 널렸다. 노래 실력? 춤? 마찬가지다. 단순히 요소만을 떼어내놓고 보면 "반드시 베비메탈이어야 하는" 이유를 찾기가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베비메탈"을 만드는가? 사실 이는 매우 쉬운 문제이다. 즉, "그 모든 것"이 "베비메탈"을 만들고, 그들의 음악과 활동에 의의를 부여하고, 우리들(팬들)로 하여금 그들을 듣게(보게) 만든다.


필자는 일전에 베비메탈이 예술이라는 논지의 글을 쓴 바가 있다. 베비메탈이 왜 예술인가? 최소한 나 스스로의 기준에 따르면 왜 나는 그것을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간단한 문제이다. 그들의 음악 장르가 "모던 헤비니스"(뉴스쿨) 이라서도 아니고, "어린(이제는 솔직히 어리지도 않지만) 여자애들"이라서도 아니고, "웃겨서"도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이 모여서, 하나로 섞이며 승화되는 과정을 거쳐, "베비메탈"이라는 하나의 존재를 만든다. 베비메탈과 이 모든 것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그들의 춤, 노랫소리, 작곡가들의 작곡과 프로듀서들의 노력, 갓밴드의 연주, 심지어 의상과 메이크업 및 무대 세팅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우리가 좋아하고 우리가 보고자 하는 "베비메탈"을 이룬다. 이 모든 것들이 있어야만 비로소 "베비메탈"이 완성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이들 요소들을 "베비메탈"이라는 덩어리에서 떼어 내서 각기 고립시키고 이를 재단하려는 일련의 시도들을 목격한다. 특히 불행하게도, 이러한 시도들은 종종 "음악적 나와바리"를 주장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 뉴스쿨 밴드 일원 및 그 팬들에 의해서 종종 자행되곤 한다. 베비메탈 곡들 상당수의 음악적 성격이 그들의 음악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으므로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나, 이는 근본적으로 베비메탈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는 불행한 사건이다. 이들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베비메탈이 더 이상 베비메탈이 아니게 되는 것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베비메탈"은 "베비메탈" 그 자체이다.


만약 이들의 악곡 장르를 모던 팝이나 기타 다른 것으로 바꾼다면? 당연히 그 순간부터 베비메탈은 베비메탈이 아니게 된다. 최소한, 기존에 우리가 알던 "그것"은 더 이상 될 수 없다. 만약 멤버를 세 명의 수염나고 근육이 우락부락한 아저씨로 바꾼다면?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의 춤을 눈뜨고는 봐줄 수 없는 형편없는 것으로 바꾼다면? 갓밴드의 멤버(또는 녹음 세션멤버)를 악기라고는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는 허접을 데려다가 쓴다면? 다 마찬가지다. 어느 것 하나 불가분의 관계가 아닌 것이 없다.


필자는 최근, 일부 뉴스쿨 팬들에게서 "너는 대부분의 뉴스쿨 음악을 안 좋아하면서 왜 (대부분의 노래가 뉴스쿨인) 베비메탈은 좋아하냐? 모순 아니냐?" 라는 주장을 들은 바가 있다. 이러한 주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베비메탈이 도대체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베비메탈을 듣는지, 왜 내가(그리고 팬들이) 이들을 좋아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이에 대해 누차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이 글을 작성한다. 지금까지 글을 읽었다면, 위 주장은 단 한 문장으로 답변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다른 대부분의 뉴스쿨 밴드' 들은 '베비메탈'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다른 대부분의 밴드"들의 음악이 실상 베비메탈 곡들에 비해 형편없을 정도로 후지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지만, 그러한 점을 제외하더라도, 애초에 그들은 "아이돌"도 아니고 뭣도 아니다. 그들은 전혀 귀엽지도 않을 뿐더러, 내가 게이가 아닌 이상 그들의 근육과 수염과 땀방울을 보면 그저 징그러울 뿐이다. 심지어 만에 하나 그들이 아이돌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무슨 아이돌이라면 무조건 환장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건 "베비메탈"이지 다른 아이돌 그룹이 아니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한때 베비메탈 아류로 등장해서 나치 완장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프리츠"또한 나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베비메탈"은 다른 무엇도 아닌 유일무이한 "베비메탈"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듣고, 보고 싶은 것은 바로 "베비메탈"이다. 그들을 다른 존재로 치환하거나, 혹은 그 세부 요소를 억지로 쪼개려고 하는 시도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 이상으로 글을 끝마쳐도 아무 상관 없지만, 일부 사람들이 필자에 대해 한 가지 오해하고 있는 점이 있어서 굳이 첨언하고자 한다. 내가 이미 블로그에 수 차례 폭서식 이분법주의를 까는 내용을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본 필자가 (폭서의 에소테릭이 그러하듯이) 무조건 올드스쿨은 우월하고 뉴스쿨은 쓰레기라고 주장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실로 답답하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생각은, 한 마디로 내가 "병신"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 왜냐 하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저건 그냥 "병신"이기 때문이다.


뉴스쿨이 메탈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그 결과물이 좋으면 좋은거고 구리면 구린 것이며 이는 그냥 당연한 문제이다. 물론, 필자가 판단하기에 거의 대부분의 뉴스쿨 음악이 구린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애초에 올드스쿨 메탈이라도 사실은 상당수가 구리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거장 메탈코어 밴드 램옵갓(Lamb of God), 이들은 대표적인 뉴스쿨 밴드인데, (애초에 이들 음악이 좋기 때문이긴 하지만) 이들보다 한없이 구린 소위 "올드스쿨" 밴드들은 수도 없이 꼽을 수 있다. (솔직히, 그냥 "메탈리카"만 가져와도 된다.) 최근에 등장했고 필자가 다른 곳에서 입이 마르도록 칭송한 바 있는 양철 패러디 밴드인 아날 퓨네랄(Anal Funeral)도 마찬가지고, 몇 안 되는 양질의 국산 밴드 중 하나인 렘넌츠 옵 더 폴른(Remnants of the Fallen)도 마찬가지다. 누가 들어봐도 뉴스쿨인 밴드들인데, 제대로 만들어진 일부 밴드들을 제외하면 이들보다 못한 음악을 들려주는 올드스쿨 밴드들은 정말 많다. 당연하다. 올드스쿨이라는 건 그냥 장르를 말해줄 뿐이고, 그것이 그 음악의 수준을 보장해 주지는 못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드스쿨 메탈은 "이건 올드스쿨이니까 무조건" 좋고 반대로 뉴스쿨은 "이건 뉴스쿨이니까 무조건" 구리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건 그냥 "병신"이다. 그리고 아마 일부 사람들은 필자를 그러한 "병신"으로 만들지 못 해서 안달인 것 같다. 물론 나는 총체적으로 볼 때 병신이 맞긴 하지만, 최소한 저런 류의 병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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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BABYMETAL의 한국어 발음은 "베이비메탈"이 아니라 "베비메탈" 입니다. https://namu.wiki/w/BABYMETAL 참고할 것)





네.


"설마 앞으로 살면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고 생각했던 일이, 살다 보니까 진짜로 이루어지네요


한국에서는 결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바로 그 전설의 뮤지션, 세계 최초/최고의 메탈 아이돌 BABYMETAL의 내한공연!!!!!


이 소식이 들리자마자 메탈리카 공연의 티켓 중고값이 쭉쭉 오르는 바람에 거의 포기상태 였는데... 다행히 막판에 아주 좋은 자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 믿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게 되었죠.


장소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 공연 일자는 2017년 1월 11일, 스탠딩 입장의 경우 오후 5시 3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서 6시 30분에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BABYMETAL의 공연은 7시 20분에 시작해서 약 40분간 진행되었습니다.


그 전에, 공연 당일 현장에서 메탈리카의 각종 머천다이즈를 판매하면서 BABYMETAL의 티셔츠 4종도 같이 판매한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죠.




(참고: 이 날 판매했던 티셔츠의 종류와 디자인입니다.)



소식에 따르면 티셔츠 판매 시작시간은 오후 4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 그에 맞춰서 도착하려고 출발했었는데, 가는 도중에 들리는 소식: "베비메탈 티셔츠 S사이즈 품절이랍니다!!" ㅡㅡ;;


도착하고 나서 보니 어마어마한 줄이 길게 늘여저 있더군요. 그래도 근성으로 버티고 서 있었는데, 나중에 가서 보니까 "전 사이즈 품절!!" 이라더군요.


알고 보니, 일본에서 원정을 온 여러 일본팬들이 티셔츠를 종류별로 개인 구매제한 한도까지 죄다 사가는 바람에, 순식간에 품절되어 버린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물량 자체가 별로 많지도 않았던 거 같더군요.)


판매측에서는 한시간 반 이후에 티셔츠가 각각 100장씩 추가 입고된다고 해서,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어쩔 수 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죄다 일본인들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고, 티셔츠가 6시 이후에야 도착하는데 자칫하다간 스탠딩 번호 입장순서를 놓칠 수 있다는 말 때문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죠. 허탈하더군요.




(여기까지 도착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포기)



여튼 아쉬움을 뒤로 하고 스탠딩 대기장소 및 물품 보관소로 가던 도중에 한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바로.. 2000년대 초반의 전설의 한국 인디 뮤지션이자 "박정근"과 함께 "비싼트로피" (유럽의 유명 블랙메탈 레이블 "Misanthropy"의 패러디) 의 설립에 관여하고, 현재는 네이버의 BABYMETAL 팬 카페 "BABYMETAL TRVE KVLTIZT" (http://cafe.naver.com/babymetal/) 를 운영중인, 바로 "BBULZZUM"(블랙메탈 밴드 "Burzum"의 패러디)의 "컨트 구려쉬발놈"(Cunt Guryushibalnom) 이었습니다!!!!!!


(참고: "Cunt Guryushibalnom 컨트 구려쉬발놈과의 인터뷰" https://metalgall.net/freeboard/791568)


전설의 한국 인디 뮤지션이자 현재 국내 유일/최대의 BABYMETAL 팬덤을 이끌고 계시는 수장님을 직접 만나 본 소감은.. 그야말로 멋있는 상남자이자 BABYMETAL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진짜 덕후" 그 자체였습니다. 이날 수장님께서는 팬카페 이벤트용으로 준비한 BABYMETAL 내한 기념 핀버튼 나눔이벤트를 위해 스케치북을 들고 서 계셨는데, 홀로 추위를 이기며 BABYMETAL 홍보 및 팬들을 위해 서 계시던 모습을 보고 정말 감동했습니다.




(팬카페 주인장님께 받은 BABYMETAL 핀버튼. 전면의 문구 "KAWIRED... TO WALLET-DESTRUCT"는 당연히 메탈리카의 신보인 "Hardwired... To Self-Destruct" 의 패러디입니다.)



그렇게 전설의 뮤지션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스탠딩 대기장소로 입장해서 외투를 물품보관소에 맡기고 줄을 서기 시작했죠.


제 주변에는 일본에서 BABYMETAL 및 메탈리카를 보기 위해 방문한 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당장 제 옆에서 같이 줄 서 계시던 분도 일본인이었고, 제 앞에는 무려 "카미밴드" (BABYMETAL 라이브의 연주를 맡는, 일본의 전문 뮤지션들로 구성된 세션 연주자들. 무대에서는 하얀 소복에 콥스페인팅을 하고 나타나는 것이 특징) 코스프레를 하고 오신 분도 서 계셨습니다.


제 뒤쪽에는 한국의 BABYMETAL 팬과 일본의 팬이 서로 만나서 영어로 BABYMETAL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긴 대기시간을 지나서 드디어 입장!!! 고척 스카이돔에 입장하자마자 보인 것은 전면 무대에 크게 설치된 "BABYMETAL" 이라고 씌여 있는 현수막!!!!! 그야말로 꿈인지 현실인지 믿기지 않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한국에 BABYMETAL이 오다니!!!!




(입장하면서 찍은 모습. 전면의 "BABYMETAL"을 보는 순간 감동이...)


번호가 앞번호인 덕분에 맨 앞에서 3번째 줄, 거의 중앙 부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30~40분 정도를 더 기다렸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점점 기대가 쌓여 가더군요.




(무려 이 정도 위치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몇몇 분들이 BABYMETAL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대부분 메탈리카를 보러 오신 분들이라, BABYMETAL에 대해서는 모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몇몇 분들은 즉석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기도 하더군요.


그 와중에 뒤쪽에서 큰 소리로 들려오는 "BABYMETAL!!" 연호 소리.. 아무래도 일본에서 원정 온 팬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때, 한 여성분은 이에 반발해서 "메탈리카!!" 라고 외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썩 좋지 않더군요. 조금 있으면 BABYMETAL이 나올 차례인데, 본인이 메탈리카를 좋아하는 건 알겠지만 거기서 굳이 메탈리카를 외쳐야 했나요?


아무래도 그 분들이 메탈리카에는 관심 없고 오직 BABYMETAL만을 보기 위해서 온 거라고 오해하신 거 같은데, 나중에 보니까 BABYMETAL 팬들도 메탈리카 공연을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7시 20분이 되자.. 불이 꺼지고 카미밴드가 입장하며 오프닝 동영상이 나오기 시작!! 저를 비롯한 주변의 몇 안되는 BABYMETAL 팬들은 목이 터져라 외쳐대기 시작했죠. 그리고 나서 첫 곡 "BABYMETAL DEATH"가 연주되며 등장하는 우리의 세 여신님!!!!! 그야말로 표정 하나하나까지 다 보일 정도로 코 앞에서 여신님들을 영접하는 경험은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이건 이때 찍은 게 아니라 나중에 찍은 건데, 잘 나온게 이것밖에 없어서 올립니다.)



가까이서 생생하게 보는 멤버들은 정말 사진이나 동영상보다도 훨씬 더 예쁘고 멋있고 귀엽고 당당하고 매력적이고.. 암튼 인간의 수식어로는 감히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반신반의하던 주변의 메탈리카 팬들도 막상 멤버들을 보자 환호를 외치며 앞으로 몰려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나 역시.. 주변 관객분들은 대부분 BABYMETAL을 처음 보는 분들이라, 곡을 전혀 모르고 떼창도 못 하시더군요. 결국 혼자 목이 터져라 키츠네 사인을 치켜들고 "B! A! B! Y! M! E! T! A! L! DEATH!!" 를 외쳐댔습니다. 다행히 제 근처에 멀지 않은 곳에서, 아까의 그 카미밴드 코스프레 하신 분이랑 키츠네 가면을 갖고 오신 분께서 같이 목청껏 외친 덕분에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제 주변 관객들의 매너는 다들 좋았습니다. 모르는 그룹의 모르는 노래지만 적극적으로 환호를 해 주고 긍정적으로 관람하시더군요. 특히, 제 앞쪽에 맨 첫줄에서 메탈리카 티셔츠를 입고 펜스를 잡고 계시던 여성 관객분은 노래가 나올 때마다 춤 동작을 손과 팔로 따라하시던데, 원래부터 메탈리카 팬인 동시에 BABYMETAL 팬이기도 하신 것 같더군요. 맨 첫줄에 저러한 분이 계시다니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등장한 곡은 바로 "Catch Me If You Can"!! 이 곡이 등장할 때면 시작하기 전에 꼭 하는 것이 있죠. 바로 카미밴드의 잼(Jam) 파트입니다. 프로 뮤지션들로 구성된 카미밴드의 연주력을 생생히 목격할 수 있는 현장이죠. (참고로 공연이 끝나고 나서 연주력을 칭찬하는 반응이 꽤 많았습니다.)


이 날 "오오무라 타카요시"님은 (수정: 오오무라 라고 하시는 분들이 몇분 계시는데, 레다("Leda")가 맞다고 하네요. 당시 화면에 잡힌게 오오무라 님이라서 이런 혼동이 발생한 모양입니다. https://youtu.be/k6c49Z2310I 참고) 중간에 메탈리카 노래 중 일부의 리프를("Master of Puppets"의 솔로 부분) 연주하는 센스를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이거 때문에 주변에서는 잠시 떼창이 일어나기도 했죠.





(그나마 잘 나온 카미밴드의 사진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멤버들이 등장해서 노래가 시작되었는데.. 이 곡은 제가 지난 1집 리뷰(http://weirdsoup.tistory.com/295)에서 정한 구분법에 따르면 아이돌적인 곡이고, 사실 저는 이것보다는 "메기츠네"(メギツネ) 같은 곡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나, 코 앞에서 목격한 CMIYC는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정말 멋지고 귀여운 안무와 멜로디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훌륭한 퍼포먼스였습니다.


그 다음 곡은 제가 좋아하는 "메기츠네"(メギツネ) 였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이 곡과 앞의 CMIYC에서 수쨩(SU-METAL)이 관객 참여 유도를 했던 걸로 아는데(앞에서는 빅 서클 핏을 만들라고 했던 걸로 압니다), 저는 너무 앞쪽이라 뒤쪽의 상황을 전혀 볼 수 없었죠.


나중에 들은 말로는, 제가 있었던 A 구역의 경우 서클핏과 WOD(월오브데스) 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다른 구역은 별로였다고 하더군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반응이 별로여서 그런건지, 이후의 곡들은 참여 유도를 하지 않거나 적게 하고 넘어가더군요. 대다수가 메탈리카를 보러 온 공연이고 BABYMETAL은 잘 모르니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멤버들이 한국에 대해 실망했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네요.


일본에서 원정 온 팬들이 티셔츠를 싹쓸이해 간 것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이분들이 계서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빅 서클 핏이 만들어진 것도 이분들 주도로 된 거라고 하던데, 이분들마저 안 계셨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정말 아쉽네요.


어쨌든 제가 좋아하는 메기츠네를 생생히 관람할 수 있어서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다음 곡은 "Give Me Choco!!!!!" 역시 위의 CMIYC도 그렇고 이 곡은 라이브에서 진가가 발휘되는 곡입니다. 목이 터져라 추임새를 외쳐댔는데 너무 신나고 재밌더군요. 역시 주변에서 같이 하는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고 저 혼자였지만, 그래도 몇 자리 건너서 드문드문 계시는 여러 팬들이 함께였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 앞쪽의 여성 팬도 열심히 안무를 따라하며 호응하시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


다음 곡은 바로 2집의 "KARATE"! 이 곡은 메탈리카 팬들에게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곡입니다. 주변에서도 이 곡이 가장 좋았다는 말이 많이 들렸고, 나중에 본 후기들을 봐도 이 곡에서 수쨩의 가창력에 감탄한 메탈리카 팬들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정말 제가 다 자랑스러웠습니다. (특히 멜로디가 한국의 팬들에게 잘 먹히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따라하기 쉬운 부분들 덕분인지 호응도 좋았습니다. 가까이서 본 가라데를 본딴 안무는 정말로 멋있더군요.


그리고 나서 대망의 마지막곡, "Road of Resistance"가 나왔습니다. 이 때 위에도 언급했듯이 뒷쪽에서는 WOD도 일부 만들어졌던 것 같더군요. 처음에 멤버가 잠깐 퇴장했다가 첫 리프 연주와 함께 깃발을 들고 나타나는데 정말 멋있었습니다. 특히 직접 코 앞에서 관람했다는 점이 큰 거 같네요. 아시다시피 지금 일본에서 공연을 보려면 절대 이 정도 거리에서 볼 수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명당자리인데, 그런 자리에서 ROR의 깃발을 보는 순간 정말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아쉽게도 마지막 곡은 체감상 너무나도 빨리 지나갔고, "SEE YOU"와 함께 우리의 여신님들은 퇴장했습니다. 시간을 보니까 당초 기획했던 40분이 좀 못 되는 시간이더군요. 아무래도 관객 참여 부분을 생략하는 바람에 좀 짧아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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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슴 벅찬 감동과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전설적인, Metallica와 BABYMETAL이 처음으로 함께 하는 공연이자 BABYMETAL의 첫번째 (그리고 아마 마지막이 될) 내한공연이 막을 내렸습니다. 초대형/올드 밴드이자 메탈밴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밴드 중 하나인 Metallica의 오프닝을 맡았다는 점도 그렇지만, 특히 대다수 한국 팬들이 "절대 한국에는 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러한 예상을 깨고 당당하게 여우신께서 그녀들을 한국 땅에 강림시킨 기적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한국 팬들의 염원이 이루어진 감격스러운 현장이자, 한 편으로는 부족한 호응으로 인해 아쉬움이 남기도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한국의 메탈리카 팬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목격자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데,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본 바로는 "모르는 그룹/밴드의 모르는 노래를 듣는 사람들" 치고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비매너 행위를 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적극적으로 환호성도 질러 주었구요.


다만 뒤에서 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특히 2층 지정석에서 관람했던 분들은, 앞쪽 스탠딩 구역의 "썰렁한" 반응(특히 서클핏이라던가) 에 경악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떤 팬이 이를 보자마자 한 말에 따르면, "직감적으로 한국에는 두 번 다시 올 일이 없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라고 하더군요. 안타깝습니다.


반면에 또 다른 곳에서는, 비록 작게나마 서클핏과 WOD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등 괜찮았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물론 대다수는 일본에서 원정을 온 팬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요. (애초에 수쨩이 뭐라고 하는지 메탈리카 팬들이 제대로 못 알아들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당연하지만, 메탈리카 06년 내한공연 때의 오프닝 밴드 "TOOL" 같은 경우에 비하면 훨씬 더 괜찮은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TOOL 사건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한국의 메탈리카 팬덤은 극성인 경우가 많아서, 이번 내한공연 소식을 접한 BABYMETAL 팬들 또한 한국의 메탈리카 팬들 때문에 멤버들이 상처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네요.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안 좋았다고 하는데, 의외로 최전방에서 듣기에는 그렇게까지 최악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뒤에서는 잘 안 들렸나 보더군요.


여튼 전체적으로 정말 인상 깊고 감동적인 공연이었습니다. 여러 모로 (공연 자체도 그렇고 그 의미까지 따져 보면) 제가 봤던 공연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될 것 같네요.


한국에도 분명 BABYMETAL 팬들이 있습니다. 적은 것도 아니고, 최대한 동원하면 최소한 천 명 가까이는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정도 숫자로 단독공연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고, 본토인 일본에 비하면 그야말로 초라한 숫자에 불과하죠. 아쉽게도, 한국에서 BABYMETAL은 이렇게밖에는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도 앞으로는(이미 한번 온 이상) 더 이상 한국에 올 이유도 없구요. 결국 이 공연이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공연일 겁니다. 아쉽지만, 그래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는 게 한편으로 다행스럽네요.


메탈리카 후기는 생략합니다. 혹시 제 의견이 궁금하시다면 메탈 갤러리(https://metalgall.net/) 에서 검색해보세요.


사진을 여러 장 찍긴 했는데 폰카가 너무 안좋아서 건질 만한 게 거의 없네요. 다행히 다른 분들이 고화질 사진을 찍은 것들이 있으므로 검색하면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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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용 2017.01.12 12:30 신고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본문 중 작은 오류가 있는데 Catch me if you can에서 master of puppet 솔로를 친 멤버는 오무라 타카요시가 아니라 Leda로 생각됩니다. 오무라 타카요시는 오른쪽의 핑크색 기타를 사용하고 왼쪽의 기타를 사용하던 사람은 Leda로 생각됩니다.

    • BlogIcon WeirdSoup 2017.01.12 12:53 신고

      아 그런가요? 팬카페에서 다들 오오무라라고 하길래 그런줄 알았더니.. 근데 제 기억상으로는 핑크색 기타의 오오무라가(오오무라 하면 핑크기타죠) 그 리프를 연주했던거 같거든요.

      이 부분은 좀 더 알아보고 난 후에 수정하든가 하겠습니다.

    • BlogIcon WeirdSoup 2017.01.12 13:19 신고

      일단 찾아보니까 메탈리카 부분 이후에 (관객 떼창과는 달리) 자신만의 솔로잉을 이어나간 멤버는 오오무라가 맞는 거 같은데, 정확하게 메탈리카 부분을 누가 한건지 잘 모르겠네요. 다만 아무래도 레다일 확률이 높은 거 같네요. 수정했습니다.

      (수정: 이거 보니까 확실히 레다가 맞는 거 같네요. https://youtu.be/k6c49Z2310I )

  2. 좋았어요!! 2017.01.12 22:49 신고

    후기 감사합니다!!
    저 메탈리카 내한 공연 목적으로 갔고 베비메탈(요렇게 읽어줘야 맞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맞나요?ㅎㅎ)은 어제 처음이었습니다...
    사실 나열 앞에서 관람하는데 처음에는 멍해지고 아스트랄해짐까지 느꼈고, 같이 부르는 관객도 있어서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공연 후에 생각컨대 절대 나쁘지 않았습니다. 좋았어요!!

    집으로 내려오는 이 시간에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런칭되어 잇는 앨범 두개 모두 구매했습니다...
    지금도 베비메탈 공연 후기 찾아 읽으면서 어제 회상중입니다!

    좋아하셨던 분들께는 섭섭할 수도 있을 반응들도 저 역시 봤지만, 저에겐 정말 좋았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 BlogIcon WeirdSoup 2017.01.12 23:10 신고

      취향에 맞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본문에도 써놨지만 네이버에 카페가 있으니 놀러오세요. 여러가지 정보와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http://cafe.naver.com/babymetal/

  3. 아사미오가와 2017.01.13 19:33 신고

    제가 생각해도 미안할정도로 호응이 ㅠㅠㅠㅠ
    라우드파크 2017에 우리 여신님들이 헤드라이너로 섰으면 좋겠쯤 ㅋㅋㅋ

    • BlogIcon WeirdSoup 2017.01.13 22:36 신고

      https://www.youtube.com/watch?v=MdY-cfp3wkk

      영상 보면 그래도 한쪽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들 하셨네요. 일본 팬 분들이 오셔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호응과는 별개로 전체적으로 반응이 나쁘진 않았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네요.

  4. 에베베베 2017.01.16 22:48 신고

    가구역 중반에 서있던 메탈리카 팬입니다ㅎㅎ 후기 잘 읽었구요, 일단 베비메탈의 음악도 이번에 처음 접했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컨셉이라는 사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도 공연 볼 때 분명 신이 나긴 하는데 뭐지?으음?하는 느낌을 적지 않게 받았으니까요ㅠ 그리고 서클핏 문제는... 못 알아들은게 맞습니다. 제 주변에 계신 분들 전부 수메탈 멘트 못 알아들어서 열심히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시더군요.... 이게맞아? 이렇게? 라고 서로 물어가며...ㅋㅋ 알아들은 저로서는 웃겨 죽는 줄.....ㅋㅋㅋㅋ 근데 그걸 빼고도 전체적으로 스탠딩 중반구역의 호응은 안 좋긴 했어요. 다들 폰 보시거나 멍 때리시더라구요ㅠ 아쉬웠어요 많이. 아무래도 단콘보단 락페였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 BlogIcon WeirdSoup 2017.01.16 23:51 신고

      그 손가락으로 원 그리는건 일본 웹에도 퍼져서 꽤나 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다른 곳에서도 락페였다면 좀 더 나았을 거라는 반응들이 많더군요. 애초에 우리나라가 한일관계 악화 문제도 있고 해서 일본 그룹들에 대한 홍보같은게 거의 안 되어 있는 상황이라...

  5. Metalero 2017.07.19 08:27 신고

    베비메탈의 공연을 직접 보셨다니 부럽네요. 저도 깁미초코렛 등 만 알다가 전 앨범을 들어보고 팬이 된 사람인데요 베비메탈이 한국에서 인기가 없는건 사람들이 잘 모르고 들어보지 않아서 입니다. 전부 들어 보면 완성도도 높고 좋은 곡들인대 첨엔 생소해서 웃기고 장난처럼 들리죠. 저는 바세린 같은 전통메탈을 좋아하는 사람인대도 완전 반했으니까요. 알고 보니 일본은 그래도 많은 록밴드들이 활동하고 인기도 많은대 한국은 너무 록에대한 반감이 심해서 아쉽고 부럽네요.

사실 쭉 살펴보면, 저평가받은 앨범들 중에 실제로는 엄청난 명반인데 아무도 안 알아주는 바람에 병신 취급받는 앨범은 극히 드물다. 물론 반대로, 고평가받은 앨범들 중에 실제로는 예술을 모독하는 개 똥반인 경우도 극히 드물다. 다만, 개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팬들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거나, 혹은 다른 앨범들 사이에 묻히거나 다른 명반의 후광에 가려진 바람에, 기타 음악 외적인 요소 때문에 실제로는 평반 이상~수작임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를 받게 된 앨범들이 존재하는데, 그러한 앨범들 중에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번호는 임의로 붙인 것이며 순서는 전혀 상관없음)

 

 

1. Metallica - St. Anger

 

 

메탈계에서 "똥반"을 상징하는 아주 대표적인 앨범일 것이다. 예전에 메탈 킹덤에서 평균 점수 제한(평반의 기준이 70점이므로, 자신이 코멘트한 앨범 점수들의 평균 또한 70~80 정도로 맞춰야 했던 적이 있었음)이 있었던 때에, 40점 투척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던 비운의 앨범이기도 하다. (부끄럽게도 필자 본인 또한 그랬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의문을 품기도 했다. 과연 이 앨범이 똥반을 상징할 정도로 그렇게까지 구리디 구린 앨범인가? 아마 위의 동영상을 제작한 사람들도, 그런 의문을 갖고 살펴본 결과 실제로는 꽤 들을만한 앨범이기 때문에 재녹음을 하기로 결정했을 지 모른다.

 

필자는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과연 이 앨범에 최하점을 투척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몇 몇이나 이 앨범을 "제대로" 들어 봤을까? 만약 제대로 듣고 제대로 평가를 내렸다면, 이 앨범이 빵점짜리 똥반의 상징이 아니라는 것쯤은 쉽게 파악했을 것이다. 물론 이 앨범이 엄청난 명반이라고는 말 못하지만, 적어도 이 세상에 이보다 못한 쓰레기같은 앨범들은 진짜 널리고 널렸다.

 

필자는 이 앨범을, 최소한 평반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깡통 스네어 소리에 대해 지적하고 불만을 표했는데, 사실 그보다 음질이 형편없는 밴드도 많고, 솔직히 적응하기만 하면 크게 문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럼때문에 영 못 듣겠다 하는 사람들은, 위의 팬 제작 재녹음 버전을 들어보면 된다. 웃기게도, 많은 사람들이 저걸 들어보고 "St. Anger도 실제로는 들을만 하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앨범의 진짜 문제는, 중간에 심어진 수많은 무의미한 필러(Filler)들이다. 리프의 수준으로 보나, 훅(Hook)의 수준을 보나, 음악적 완성도로 보나 Frantic이나 St. Anger같은 트랙에 비해 심각하게 떨어지고, 그야말로 시간 채우기 이외에는 도저히 가치를 알 수가 없는 지루한 트랙들이다. 필자도 이 앨범을 아무리 좋게 봐 주려고 해도 그런 필러들까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트랙들을 제외하면, 이 앨범은 꽤 들을만 하다.

 

최소한, 판테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을 싫어할 이유가 별로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앨범은 최소한 Thrash Metal로 봐 주기에는 꽤 무리가 있지만, 뉴스쿨 그루브 메탈 정도로 봐주기에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필자는 판테라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St. Anger 같은 트랙은 충분히 좋게 들었다.

 

 

 

2. Judas Priest - Nostradamus

 

 

대표적으로 지루한 앨범으로 꼽히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대표적인 실패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앨범이다. 그렇다. 솔직히 말해서, 지루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앨범은 필요 이상으로 길고, 게다가 2CD로 이루어져 있는 바람에 한번 완주하려면 꽤 각오를 해야 한다. 게다가 앨범을 듣다 보면, 꽤 무의미하게 리프를 늘여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상당한 수작이다. 일단, 주다스 프리스트 앨범 중에 이 정도로 진지하고 비장한 앨범이 없었다. 이 앨범은 주다스 프리스트 유일의 컨셉 앨범인데, 프랑스의 의사이자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가사를 보면, 다른 앨범들에서의 유치하고 만화 같은 가사들과는 천지 차이로 매우 비장하고 진지한 가사 내용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컨셉에 맞게, 곡들의 분위기나 멜로디 또한 매우 비장하고 웅장하다.

 

이 앨범은 트랙들이 대체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사이사이에는 인터루드 역할을 하는 트랙들이 삽입되어 있다. 이 트랙들 때문에 지루하다는 말이 다소 있으나, 이 트랙들은 자연스러운 앨범 감상을 위해 필요한 트랙들이며 컨셉 앨범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트랙들이다. 그리고 메인이 되는 트랙들은, 안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미들 템포 이하로 느리고 웅장하며 비장하다. 보통 리프 몇 가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 앨범의 리프들은 대부분 매우 무겁고 상당히 강렬한 느낌을 준다.(물론 말랑말랑한 것들도 존재하는데, 대체로 그런 트랙들은 안타깝게도 별로 좋지 않은 트랙들이다)

 

특히 보컬이, 이들의 다른 앨범들과는 달리 고음-초고음 퍼포먼스를 최대한 자제하고 묵직한 중저음 위주로 나가는데, 많은 (고음병 환자)사람들이 이 점에 대해 매우 실망하고 이 앨범을 까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롭옹의 중저음은 매우 무겁고 비장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는 이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과도 일치하며, 특히 롭옹의 중저음 퍼포먼스는 결코 구리다고 볼 수가 없다. 비록 나이가 들면서 고음을 의도적으로 자제하고 있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초고음의 난무가 없이도 좋은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주다스 프리스트 앨범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앨범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개별 곡이 매우 훌륭한 앨범들은 많았어도, 이 정도로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고 앨범 단위 감상에 적합하며 전체 수준이 높은 앨범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 70년대의 명반들을 꼽는다고 해도, 앨범 전체 완성도까지 따져 보면 아마 Sad Wings Of Destiny 정도가 그러한 앨범으로 들어갈 것이다. 필자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 앨범은 (앨범 단위로 판단할 때) Sad Wings Of Destiny 앨범 다음으로 훌륭한 앨범이다.

 

 

 

3. Revolution Renaissance - Age of Aquarius

 

 

이 앨범에 대해서는 이미 자세한 리뷰를 작성한 바 있으므로 굳이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다. 이 앨범 또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림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저평가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4. Kalpa - The Path of the Eternal Years

 

 

불행하게도 이 앨범에 대해 언급하는 모습을 요즈음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사실상 한국 최초의 제대로 된 정통 블랙메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도 아카이브에 달랑 리뷰 두 개만, 그것도 낮은 점수로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앨범 재고 또한 넘쳐나서 잘만 뒤지다 보면 매물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당장 네이버에 검색해 보면 예스24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앨범을 들어본 사람들 또한 대부분 불만을 표한다. 아마 듣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실제로 이 앨범은 상당히 멜로디가 약하고(아예 부클릿을 보면 멜로디 위주의 음악은 절대 안 만들겠다고 나와 있다), 음질이 조악할 뿐더러 드럼은 드럼 머신으로 채워 놓아서 꽤 이상하다. 심지어 보컬은 블랙메탈 답지 않게 상당히 깨끗한 스크리밍을(그렇다고 클린보컬은 아니다) 들려 주는 바람에, 이러한 부분에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이 앨범은 상당히 제대로 만들어진 몇 안되는 국산 블랙메탈이다. 이 앨범은 절대 청자에게 비굴하게 굴지 않는다. 말하자면, "듣기 편하게", "이쁘게", "깔끔하게" 들리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거만하고 사악한 블랙메탈 고유의 트루한 정신을 그대로 표출하면서, "어디 들을 태면 들어봐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앨범을 듣다 보면 상당히 불편한 느낌마저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은 이 앨범의 청취를 피곤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결코 밝고 아름다운 것을 연주하지 않겠다고 하는 정통 블랙메탈만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앨범의 4개의 트랙 중에서 가장 길이가 길면서 완성도가 뛰어난 것이 바로 저 타이틀 트랙이다. 차근차근 변화해가는 연주를 들려 주는데, 전체적으로 꽤 좋은 완성도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멜로디가 부각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과의 대조를 통해, 곡이 지나치게 밝아지는 것을 막으면서 동시에 드라마틱함을 살려서 에픽적인 느낌을 도출하고 있다.

 

이 앨범에서 한국 메탈밴드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고유의 정서라던지 특징이 있는지는 사실 모르겠다. 따라서 이 앨범은 한국을 대표하는 블랙메탈 앨범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또한, 불행히도 이 앨범의 완성도는 아주 뛰어난 명반이라고 하기에도 다소 어폐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이보다 뛰어난 앨범은 북유럽 쪽에도 매우 많이 존재하고, 국내에서는 현재 Methad와 Skyggen 이라는 훌륭한 신인 밴드들이 등장했기 때문에 "국내 최고"라는 타이틀을 붙여 주기에도 무리가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앨범은 최소 기본 이상은 하는 좋은 앨범이고, 또한 그에 비해 필요 이상으로 저평가된 앨범이라는 사실이다.

 

 

 

5. BABYMETAL - 모든 앨범

 

 

전혀 말이 필요없다. 이들의 음악에 대한 부당한 폄훼는, 그저 역겹고 어줍잖은 메탈 우월주의 혹은 락부심의 폐해를 일컬을 따름이다. 이들 음악의 예술성에 대해 근거 없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저 그들의 귓구멍에 저 Megitsune나 쑤셔박아주고 싶을 뿐이다. 이들의 앨범에 대해서는 이미 두 차례나 자세히 언급한 적이 있으므로 더 이상의 언급은 안 하기로 하겠다. 물론 본 필자는, 이들의 앨범이 우주최강으로 뛰어나다거나 대부분의 메탈 명반들을 바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들의 앨범은 충분히 들을 만할 뿐더러, 완성도도 뛰어나고, (뉴스쿨)메탈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면서 이를 이용한 응용 또한 상당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사족으로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덧붙이자면, 이들의 작품을 필요 이상으로 부당하게 까내리는 사람들은 거의 다 뉴스쿨 팬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음악적으로 보자면 올드스쿨 팬들이 훨씬 개거품을 물어야 마땅할 텐데도, 그들은 아예 이런 음악에 대해 관심이 없는건지 아님 그냥 메탈 취급을 안 해서 부심부릴 것도 없는 것인지, 특별하게 발광하는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오히려 그러한 올드스쿨 팬들 중에 이들을 마치 아이돌그룹 좋아하는 것처럼 좋아하는 사람들도 몇 명 볼 수 있었다.

 

반면에 완전 뉴스쿨이나 멜스메 멜데스 등의 팬들은 거의 대부분 이들의 음악을 깎아내린다. 오히려 음악적으로 보자면 그들이 평소 듣는 음악과 별 차이도 없을 뿐더러 수준 또한 대동소이한데도 말이다. 오히려 그들은, 그들이 찬양하는 그 음악들과 이들의 음악이 올드스쿨 팬들의 그것에 비해 훨씬 닮아 있기 때문에, 더욱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그들은 자기들이 즐기는 음악에 대해 저열하고 유치한 "부심"을 갖고 있는데, "감히 더러운 아이돌" 주제에 자신들의 그러한 "성역"에 발을 들이밀었기 때문에 그렇게 발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발짝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본다면, 이것이 얼마나 웃기고 유치하고 부끄러운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좀 더 쓰려고 했는데, 막상 키보드를 잡고 나니까 마땅히 생각이 안 나서 이만큼만 쓰도록 하겠다. 혹시 또 써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면 나중에 더 쓰도록 하겠다. 여담으로, 고평가된 앨범들도 많긴 하지만 이러한 앨범들은 굳이 쓰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는 앨범을 "사실 그리 나쁘진 않은데?"라고 하는 것은 대다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지만, 그 반대로 "사실 이건 구린데?" 라고 하는 것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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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본 필자가 메탈 킹덤(http://www.metalkingdom.net)에 투고한 리뷰를 퍼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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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라이브 앨범은 이들이 14년 3월 1일 일본 무도관에서 했던 라이브 공연을 담고 있는 앨범이다. BABYMETAL은 14년 3월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무도관에서 라이브를 선보였는데, 당시의 공연 실황을 담은 DVD가 Live at Budokan: Red Night & Black Night Apocalypse 라는 제목으로 발매가 되었고, 그 중에 1일차 공연을 이렇게 따로 라이브 앨범으로 내놓았다. (참고로, 2일차 공연 또한 "Black Night"라는 소제목으로 제작되었는데, 불행히도 이는 한정판으로만 제작되어 쉽게 접하기 힘들다.)

먼저 음질을 살펴보면, 딱히 흠 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믹싱과 마스터링이 훌륭하게 되어 있다. 관객들 함성소리 또한 적절하게 조정되어 음악 감상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갓밴드의 라이브 퍼포먼스 또한 질감이 훌륭하게 살아 있고 MR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이 앨범은 라이브 앨범이지만 마치 정규 앨범을 감상하듯이 감상해도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퍼포먼스적인 측면을 살펴보자면, 주로 이들의 이전 발매작이나 정규 앨범만을 위주로 들어 온 사람들이라면 목소리 톤의 변화에 꽤 놀랐을 수도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메인 보컬인 SU-METAL이나 백보컬인 YUI-MOA나 할것없이 굉장히 "어른스러워진"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이번 라이브 공연에서는, 이전에 발매되었던 LEGEND I.D.Z와는 달리 백보컬인 YUI-MOA 또한 완전한 풀 라이브로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매우 긍정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먼저 목소리가 어른스러워졌다는 말은, 음의 톤이 다소 낮아짐을 의미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목젖이 발달하면서 음이 다소 내려가는데, SU-METAL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특히 몇몇 노래들의 경우 그 곡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에 비해 음정을 학연하게 내려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가 있다. 특히 이들의 노래 중에서 가창력이 다른 노래들에 비해 매우 중요시되는 Akatsuki라던지 Ijime, Dame, Zettai 같은 곡들에서 이러한 변화가 더욱 잘 와닿는데, 어떤 사람은 목소리가 성숙된 느낌을 좋아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음정이 내려간 부분에 대해 아쉬울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 Akatsuki는 잘 모르겠지만 I.D.Z의 경우는 원음 그대로 부르는 것이 더 깔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든다. 사실 SU-METAL이 음을 내려 부르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 전부터이긴 한데, 이들의 이전 라이브 DVD/블루레이 앨범인 LEGEND I.D.Z는 12년도의 라이브를 촬영한 영상이고, 14년 발매된 정규 1집 또한 어떠한 재녹음이 없이 이전에 공개되었던 음원들을 그대로 모아서 공개한 앨범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느낄 수 없다. 필자의 경우 이들의 1집을 살펴보면서 이 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 라이브 앨범에서는 이와는 달리 이들의 최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특징이 존재한다.

또한 백보컬의 경우, 이들의 현재 위상을 고려해 본다면 더 이상 립싱크는 불가능한 위치에 왔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공연과 같이 백보컬마저 전부 라이브로 하는 것이 마땅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부분 또한 100% 장점만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본 앨범을 들어 보면, 백보컬을 립싱크로 처리한 이전 라이브에 비해 백보컬의 소리가 약간 작게 들리고, 그 퍼포먼스 또한 완전히 일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하다. 이들의 안무를 보면, 특히 보컬 퍼포먼스를 고려하지 않은 YUI-MOA파트는 상당히 격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안무동작을 하면서 노래까지 부르려면 상당히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립싱크를 하되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인가, 비록 퍼포먼스가 약간 불안정하더라도 완전히 라이브로 할 것인가의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메인보컬의 경우 립싱크로 해 버린다면 라이브의 의미가 격감될 수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백보컬의 경우는 립싱크로 하더라도 그리 심하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어찌 되었든 간에, 이들이 백보컬들도 전부 라이브로 한다는 것은 팬들의 요청이나 상황 등을 봤을 때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팬들이라면 다소 아쉽더라도 백보컬의 풀 라이브를 응원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특히 이러한 앨범 같은 경우 영상자료가 없고 음악만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보컬 일체를 전부 라이브로 처리하는 것이 좀 더 "라이브 앨범"을 감상하는 의미가 클 수 있겠다. 한편으로 베비메탈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백보컬이 거슬려서 못 듣겠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본 앨범의 경우 백보컬의 볼륨이 약간 작게 되어 있어서 감상이 좀 더 수월할 수도 있다.)

갓밴드의 연주는, 개인적으로는 크게 말할 것이 없다. 이들은 항상 원곡에 매우 충실하게 연주하며, 특히 LEGEND I.D.Z 시절의 갓밴드 연주와는 달리 악기 톤이나 음향 등도 전부 스튜디오 앨범의 그것의 질감에 최대한 일치하게 조정하여 연주하고 있다. 이는 MR이 아닌 라이브 연주라고 해서 특별히 이질감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뭔가 특별히 확 차이난다는 것도 아님을 의미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운드 질감에서 라이브의 느낌이 확연한 점과 즉석에서 연주를 조절하여 자유로운 관객 호흡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는 점 등은 확실한 장점이다.

이들의 최신 라이브들을 보면, 항상 셋리스트 중간에 갓밴드의 솔로 퍼포먼스 파트를 집어넣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솔로 퍼포먼스는 따로 트랙을 편성하여 연주하기도 하고, 기존 곡이 시작하기 전에(아마 멤버들이 준비하는 시간 동안) 짤막하게 연주하기도 하고, 혹은 그 둘을 모두 할 때도 있는데, 본 앨범의 경우에는 따로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편성하지는 않고 Catch me if you can의 곡 시작부분에 이러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집어넣고 있다. 연주력이 다들 출중하므로 듣기에 좋다.

셋리스트 자체는 특별할 것은 없다. 본 공연에서는 딱히 신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한편으로 1집에 수록되어 있는 13곡 중 빠진 곡 또한 없다. 한 마디로, 1집을 그대로 (순서만 바꿔서) 공연하고 있다. 그러나 물론 100% 똑같은 건 아니고, 앞서 말했다시피 갓밴드의 퍼포먼스가 들어가기도 하고, 싱얼롱을 유도하는 곡도 있다. 9번 트랙인 4의 노래는 유이모아가 가사를 만든 곡인데, 그래서 그런지 중간에 매우 긴 싱얼롱 파트가 들어가 있다. 물론 이들의 다른 공연과 마찬가지로 Head Bangya!! 중간도 마찬가지고, I.D.Z에는 긴 아웃트로가 존재한다.

이날의 공연에서 가장 아쉬운(안타까운) 부분은 아무래도 Head Bangya!! 부분에서 있었던 유이의 추락사고일 것이다. 유이 뿐만 아니라 모아도 해당 곡의 공연 도중 넘어졌는데, 다행히 데뷔 수년차의 프로답게 큰 이상 없이 공연을 끝마쳤지만 해당 곡을 들어보면 후반부에 분위기가 살짝 안좋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큰 사고가 없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라이브 퍼포먼스는 상당히 안정적이고 딱히 흠 잡을 만한 부분이 없다. SU-METAL의 퍼포먼스 또한 매우 안정적인데, 특히 상당한 난이도인 Megitsune라던지, 가창력이 집중되어 부담이 될 Akatsuki 같은 곡에서도 매우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Megitsune를 1번 트랙으로 사용한 것은 상당히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 곡은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후반부에 배치했을 경우 체력 고갈로 인해 실수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 Kiba Of Akiba와의 콜라보 곡인 Answer for animation with you 같은 곡이 없다는 사실이 아까울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점을 제외하면 매우 훌륭한 라이브 앨범으로써 이들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을 할 만한 앨범이다. 만약 1집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 앨범 하나만으로 1집의 모든 곡을 커버칠 뿐더러 앞서 언급한 목소리의 성숙이나 갓밴드 라이브 등등 발전된 부분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구매하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즈카의 성숙한 목소리로 Akatsuki를 들을 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

 


* 참고로, 본 앨범의 초회 한정판을 구매한 사람들은 신곡인 Road of Resistance를 (기간한정으로) 다운받을 수 있(었)는데, 해당 곡은 본 공연에서 연주된 곡이 아니라 나중에 나온 곡이다. 초기 드래곤포스 느낌의 스피디한 멜로딕 파워메탈로써, 특히 스즈카의 가창력과 멜로디, 스피드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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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tsuki" 14년 7월 프랑스 파리 공연 팬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라이브 팬캠 버전중 하나. (기타솔로가 잘 나타나 있음.)





"Over the future" 카렌걸즈 커버(Legend D). 참고로 Legend D는 스즈카쨩 탄신일 기념공연이니까 오늘 듣기 딱 좋은듯





"Megitsune" 14년 Sonisphere. 메기츠네는 스쨩 스스로도 인터뷰에서 라이브할때 가장 힘든 곡이라고 고백한 적이 있는 어려운 곡인데, 이날 공연에서는 거의 실수 없이 소화하고 있음. 사실 음질로만 놓고 보면 이거 말고 다른 것들이(특히 유튜브 조회수 2위짜리) 훨씬 잘 들리는데, 위 영상이 가장 앞자리에서 깨끗하게 찍었고 특히 스짱 위주로 찍은 영상이라 올림.





"Headbangeeeeerrrrr!!!!!" 14년 11월 뉴욕공연. 헤도반갸 풀 밴드(에어기타 X) 라이브 유튜브에 올라온것 중에 가장 깨끗하고 좋은건 Legend Z 라이브 버전인데(공식DVD라 당연), 이 곡은 그때 당시랑 지금이랑 라이브 스타일이 상당히 다름. 예전과 달리 요즘은 상당히 파워풀하고 에픽적으로 부르는데, 그래서 이걸로 퍼옴. (길이가 긴건 시작할때 인트로랑 끝날때 퍼포먼스 때문.)





"Ijime, Dame, Zettai" 13년 Loud Park. 이걸 퍼온 이유는 일단 깨끗하고, 기타 솔로가 깔끔하고, 본 곡의 핵심인 관객의 Wall Of Death가 잘 찍혀있고, 또한 스쨩이 변성기 이후로 이 곡의 키를 상당히 낮춰 부를 때가 많은데, 이 곡은 키를 낮춰 부르는 것보다 원래 키로 부르는게 훨씬 나음. 물론 여기서도 살짝 낮춰 부르긴 하지만 원곡과 거의 가까움.





"White Love" SPEED 커버(Legend D).



최대한 정상적인(일반인들 기준에서) 곡들을 퍼왔음. 원래 악몽의 윤무곡도 퍼와야 하는데, 이게 문제는 라이브 중에서 좀 들을 만한게 하나도 없음. 연주나 박자가 복잡하기 때문에 음질이 안좋으면 거의 들을 수가 없음.


오늘 옆동네에서 스쨩 탄신일 기념 라이브 보고있을 사람들이 부럽다... ㅠㅠ

 

 

 

Bonus

 

 

 

 

카와이이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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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베비메탈 팬카페에 올린 글 펌 (http://cafe.naver.com/babymetal/1997) (중간에 살짝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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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원래 왠지 언젠가 CBR님이 비슷한 걸 쓰실 거 같은 글인데 그냥 제가 올려봅니다


(이하 내용은 전부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힙니다. 너무 신뢰하시면 안됩니다. 참고 정도로만 봐 주시길)




뭐 이 곡을 안 들어본 분은 거의 없겠죠. 그래도 혹시 몰라서 올려봅니다. (알고보니 제 친구들도 이거 모르더군요)


(* X JAPAN의 설명이나 Akatsuki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은 CBR님의 글 http://cafe.naver.com/babymetal/1666 에 있습니다.)


여튼, 일단 이거랑 Kurenai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메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Kurenai는 말 그대로 슬로우 템포의 정통 헤비메탈이라면, 이건 피아노 연주 바탕에 드럼과 기타 백킹, 그리고 서정적인 기타 솔로를 집어넣은 말 그대로 전형적인 일반 발라드죠. 이러한 곡의 장점이라면 듣기 편안하고 좀더 서정성이 강하다는 점을 들 수 있고, 단점이라면 메탈의 형식미를 즐기지 못한다는 것 정도겠죠.(제 생각입니다)




BABYMETAL의 X JAPAN에 대한 오마주 곡으로 두 개의 곡이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음원으로 나온 "紅月-アカツキ-"와, 아직 미공개 곡인 "No Rain, No Rainbow"가 있죠. 이 중 아카츠키는 Kurenai의 紅 이라는 글자를 차용하여 (참고로 다홍색을 뜻하는 紅의 발음이 쿠레나이 입니다) 곡 제목으로 삼은 곡이고, 후자는 Endless Rain에서 Rain이라는 단어를 따 와서 만든 곡입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묘한 특징이 있습니다. Kurenai의 경우, 곡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슬픈(어두운) 분위기입니다. 반면에 (이것을 오마주한) 紅月-アカツキ- 는 곡의 분위기를 다소 밝게 만들었죠. (물론 비장미 같은 건 그대로 가져갑니다) 그리고 Endless Rain은 밝은 분위기의 곡인데, No Rain은 슬픈 분위기의 곡으로 바꾸었죠.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특히 두번째의 경우에서 "비"의 의미를 살펴보면, Endless Rain은 상처를 잊게 하는 치유적인 역할임에 비해, No Rain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무지개도 없다" 라는 점에서 "비"라는 존재가 어떤 시련의 상징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즉, 똑같이 "멈추지 않는 비" 라는 주제를 가지고 원곡에서의 의미를 정 반대로 바꿔서 차용한 것입니다. 매우 재미있는 부분이네요. 




그런데 이 두 곡의 오마주 방식에는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Akatsuki의 경우는 비록 기본 전개방식이나 분위기 정도는 Kurenai랑 비슷하지만, 곡의 형식은 Kurenai랑은 상당히 다른, 오히려 멜스메에 가까운 작곡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는 키보드의 적극적인 사용과 이로 인해 리프가 빠지는 모습, 그리고 기타 리프가 곡의 중심이 아니라 보컬이 곡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드러나는데, 이 점은 Kurenai의 기타 커버와 Akatsuki의 기타 커버 영상을 비교하면서 기타연주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No Rain, No Rainbow"는 완전히 Endless Rain과 같은 작법을 사용해서, 거의 흡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누가 들어도 단번에 "어? Endless Rain이네!" 하고 알아챌 수 있을 정도죠. 어쩌면, 위에서 언급한 곡의 제목에서 단어를 따 와서 제목을 짓는 방식에서, 紅月-アカツキ-와는 다르게 아예 노골적으로 원곡의 제목의 의미까지 변형하여 사용해 가면서 곡의 제목을 지은 이유 또한 이러한 점의 연장선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즉, 紅月-アカツキ-는 말하자면 굳이 Kurenai 한정이 아니라 (CBR님이 말씀하신 대로) 일종의 X JAPAN 전반에 대한 오마주라고 볼 수도 있는 반면에, No Rain No Rainbow는 완전히 Endless Rain이라는 곡 자체에 대한 오마주라는 점이죠.




이 쯤에서 "No Rain, No Rainbow" 음원을, 비록 불완전한 형태이긴 하지만, 가져와 보도록 하겠습니다.




좀 더 현대적인 곡 답게, 바이올린 소리가 들어가 있는 점을 제외하면 정말 말 그대로 Endless Rain 같은 피아노 반주와 서정적인 보컬 멜로디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교하게 되면, 사실 어쩔 수 없는 뭔가 한계 같은 걸 느끼게 됩니다. 특히 기타 솔로에서 그 점이 매우 심한데, 물론 이 곡의 기타 솔로도 나쁜 건 아니지만 뭔가 평범하다는 느낌이 납니다. 반면에 Endless Rain의 기타솔로는 완전히 넘사벽 급으로 엄청난 퀄리티를 들려 주고 있습니다. (연주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멜로디의 진행방식과 그로 인한 감정표현에 있습니다) Kurenai의 솔로처럼, Endless Rain의 솔로 또한 X JAPAN이 비단 요란스러운 머리스타일과 잘생긴 얼굴로 여자나 홀렸던 밴드가 아니라, 정말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는 걸 말해주고 있죠.


결국, 이처럼 직접적인 오마주는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되고, 일반적으로 오마주가 원작을 뛰어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뭔가 필연적인 한계 같은 것이 생긴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紅月-アカツキ- 같은 경우는, 물론 Kurenai와 비교하게 된다면 말 그대로 엄청난 차이의 기타 솔로 때문에 Kurenai가 압승하는 결과를 낳게 되지만, 곡의 형식 자체가 Kurenai와는 다소 다르기 때문에 No Rain No Rainbow와 같은 완전히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되지 않고 다소간의 독창성을 갖게 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No Rain No Rainbow는 紅月-アカツキ- 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곡일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선 Endless Rain의 형식과 정서를 거의 비슷하게 가져오면서, 분위기를 밝은 분위기에서 슬픈 분위기로 바꾼 곡이라는 점 자체에 첫 번째 의의를 찾고 싶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들었을 때는 그냥 평범한 발라드라고 할 수도 있는데(실제로 이런 평가를 이 곡을 들은 지인한테 들었습니다), 저처럼 Endless Rain을 좋아하는 사람이 들었을 때는 마치 새로운 버전의 Endless Rain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로는 (당연히) 스즈카의 보컬 그 자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스즈카가 토시보다 더 낫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말했다간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에게 끌려가서 죽도록 맞을수도...) 스즈카의 보컬을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특유의 유니크함에 있습니다. 상당한 성량과, 기교가 자제된 깨끗한 목소리와 발성, 특유의 맑고 힘차게 올라가는 진성의 고음, 특히 최근 들어 점점 발전하고 있는 감정표현과 (예컨대 "ヘドバンギャー!!" 에 있어서는 흥분되면서도 비장함과 절제미를 갖추고(라이브 버전 말하는 겁니다), 紅月-アカツキ- 에서는 맑고 서정적이면서도 힘차고 간절한 느낌) 완급조절 등등, 스즈카의 보컬이 그저 그런 흔해빠진 양산형 가수들의 노래와는 달리 그 자체로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은 카페에 계신 분들이라면 거의 다 동의하실 겁니다.


이러한 점에서, "No Rain, No Rainbow"는 독창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봅니다. 더불어서, 스즈카가 X JAPAN을 오마주할 자격이랄까 능력이 된다는 점 또한 알 수 있습니다. Endless Rain은 평범한 발라드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No Rain, No Rainbow"를 들었을 때 기타솔로를 빼고 생각하면 둘 중에 뭐가 더 나은지 잠시 고민하게 될 정도였습니다.




여튼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흥미롭고도 즐거운 비교를 하게 되어 글을 써 봤습니다. 여기까지 근성으로 전부 다 읽으신 분들께 칭찬(?)과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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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블로그에 "나는 왜 음악을 듣는가?" 라는 글을 올린적이 있다. (http://weirdsoup.tistory.com/233)

 

비록 지금은 필자의 소위 "엔트로피 이론" 의 문제점에 대한 몇 가지 반성으로 인해, 해당 글에서 엔트로피 운운하는 부분은 필자의 현재 소견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그를 제외하면 현재까지도 저 생각은 그리 달라진 바가 없다. 그리고 이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장르가 바로 "메탈"이다.

 

필자가 메탈을 듣는 이유는, 분명히 그것이 "예술" 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표면적으로 메탈의 형태를 띄고 있더라도 "예술"이 아니라면, 즉 저급한 셀아웃에 불과한 무가치한 음악이라면 결코 듣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음악은 필자가 상기 글에서 언급한 "음악을 듣는 이유"와 무관하기 때문이며, 그것들은 필자를 그저 불쾌하게 만들 뿐이다.

 

BABYMETAL(발음: 베비메탈)은 메탈인가? 소위 "메탈 커뮤니티"들에서 이는 큰 이슈가 되어 왔다. 이들의 음악을 메탈로 볼 것인지 아닐 것인지는, 트랜스코어/뉴메탈 등의 뉴스쿨 메탈 음악들을 통상 언급하는 "메탈"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논의를 넘어서서, 그러한 음악들이 소위 "아이돌 음악"(혹은 아이돌 문화)와 결합되었을 때, 그것을 "메탈"이라는 명칭으로 부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필자 개인적 소견으로는, 뉴스쿨 사운드를 "메탈"에 포함시킨다면 세션 연주가 그것인 이상 아이돌과는 관계 없이 메탈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하고, 한편으로 필자는 뉴스쿨 사운드를 메탈로써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필자의 분류에 따르면 메탈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사실 하등 중요하지 않다. 무엇이 "메탈"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따지고 보면 (분류 주체의 주관적 소견에 좌우되는) 분류학적인 논의에 불과하며, 중요한 것은 그 객체 자체이기 때문에,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나머지 정작 핵심을 놓치는 이러한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나는 왜 BABYMETAL을 듣는가"? 처음에 이들을 찾아보게 된 계기는 분명 "메탈"과 상당 부분 연관되어 있었다. 그러나 상기 문단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들을 "계속" 듣는 이유는 메탈과는 무관한 문제이고, 따라서 이는 본질적인 부분, 즉 "나는 왜 음악을 듣는가?"라는 문제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즉, 필자는 이들의 음악이 "위대함"을 인식하고 추구하는 행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추구"이기 때문에 이를 듣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이 말은 다시 말해서, "이들의 노래는 예술이 맞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하의 앨범 리뷰에서 언급될 것이다. (불필요한 논쟁을 차단하기 위해 미리 언급하자면, 통상 "음악" 이라고 하면 "듣는 것"만을 염두에 두고, "보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은, "보는 것"의 비중이 상당한 음악이고, 따라서 "보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필자는, 음악의 퍼포먼스 자체 또한 음악의 일부를 구성한다고 보기 때문에, "안무"(춤) 또한 이러한 음악의 구성요소로 인정할 것이다. 즉 BABYMETAL의 음악이라고 하면 안무 동작도 포함되고, "BABYMETAL을 듣는다" 라고 하면 이들의 안무를 보는 행위 또한 포함될 것이다.)

 

 

 

BABYMETAL 1집의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편의상 영어로 작성)

 

1. Babymetal Death
2. Megitsune
3. Give Me Chocolate!!
4. Iine!
5. Benitsuki -Akatsuki-
6. Do·Ki·Do·Ki Morning
7. Onedari Daisakusen
8. 4 no Uta
9. U.ki.U.ki Midnight
10. Catch Me If You Can
11. Akumu no Rinbukyoku
12. Headbangeeeeerrrrr!!!!!
13. Ijime, Dame, Zettai

 

이들 노래는 일정한 특징에 따라 그룹을 나눌 수 있는데, 즉 "메탈 사운드"(편의상 뉴스쿨 사운드도 "메탈"로 인정함)와 "아이돌 사운드"를 기준으로, 1. 메탈 사운드가 주가 되는 노래(아이돌 사운드는 부가적 요소), 2. 아이돌 사운드가 주가 되는 노래, 그리고 3. 메탈 사운드와 아이돌 사운드가 균형을 이루며 절묘히 결합된 노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 그룹으로는 1, 5, 11, 12, 13, 두번째 그룹으로는 3, 4, 6, 7, 8, 9, 10, 세번째 그룹으로는 2번 트랙이 있다.

 

보다시피 본 앨범은(그리고 여태껏 BABYMETAL이 내놓은 곡들은) 아이돌 사운드가 주가 되는 곡이 더 많다. 이러한 곡들의 특징이라면, 거의 "반주만" 메탈릭한 아이돌 노래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다수의 아이돌 음악 팬들을 끌어모으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처음에 이들 곡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일본 아이돌 스타일의 노래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메탈 사운드가 주가 되는 노래들은 "분명 메탈이긴 한데 특이한 메탈" 로써 인식되기에 충분하다. 1번 트랙의 경우, 데스메탈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필자가 평소 듣는 데스메탈 사운드와는 거리가 멀지만, 어쨌든 메탈릭한 연주에 중간중간 멤버 설명이 들어간 인트로격의 노래이고, 5번과 11번은 메인보컬 스즈카의 솔로곡으로, 5번같은 경우 전형적인 메탈 발라드이지만 보컬의 창법이 일반 메탈과는 달리 "맑고 순수하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고, 11번은 (BABYMETAL 팬카페 CBR님에 따르면) Djent 특유의 리듬에 일본 비쥬얼게 풍의 멜로디가 가미된 노래로써 이들 곡들은 딱히 아이돌스럽지는 않다.

 

12번과 13번은 확실히 "메탈과 아이돌의 융합"이라는 문구가 와닿는 곡들로써, 특히 13번은 싱글 컷트 메인곡으로 나오면서 국내에도 상당한 관심을 불러모았던 전형적인 멜로딕 스피드 메탈 곡인데, 중간중간에 이들 특유의 귀여운 백보컬 사운드와, 스즈카의 파워풀하면서도 "맑고 청량한", 여타 메탈 밴드에서는 듣기 힘든 보컬 창법으로 인해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곡이다. 12번의 경우 일본 비쥬얼계의 오마쥬가 가득 담긴 퍼포먼스들과, "15살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파워풀한 멜로디, 거기에 일본 아이돌스러운 추임새가 가미된 독특한 곡이다.

 

그러나 이들 첫번째 그룹의 곡을 논함에 있어 결코 빠져서는 안될 내용이 있는데, 바로 이들의 "안무" 이다. 아이돌 그룹으로써 댄스는 결코 빠질 수 없는 부분인데, 이러한 메탈릭한 사운드에 결합된 댄스, 그것도 일본 아이돌풍 특유의 귀여우면서도 파워풀한(BABYMETAL 팬카페 CBR님의 글을 참고하면, 이들의 파워풀한 안무는 동 소속사 Perfume의 안무 담당가에 의해 만들어진 특징이라고 한다) 댄스는 이들의 곡을 접한 많은 메탈 매니아들에게 "문화충격"을 안겨 주었다. (사실, 그들이 느꼈을 문화충격은 이들 첫번째 그룹의 곡들보다는, 이러한 곡들을 접하고 호기심에 검색하여 찾아봤을 두번째 그룹의 곡들에서 그 정점을 이루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첫번째와 두번째 그룹이 갖는 음악적, 혹은 예술적 의의는 무엇이 있을까? 이들의 "독특하고 새로운 시도"가 서양권을 비롯한 각종 리스너들에게 미친 영향과 문화적/상업적 의의 따위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것 너머에 존재하는 이들 음악의 가치를, 필자는 개인적으로 장르의 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서 찾고 싶다.

 

필자는 분명 올드스쿨 메탈 사운드의 팬으로써, 이러한 뉴스쿨 사운드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본 아이돌 노래는 생전 들어본 적도 없고, 듣더라도 결코 즐긴 적이 없다.(또한 한가지 확실한건, 필자는 "페도"가 아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성적 충동도 느끼지 못할뿐더러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오타쿠 문화는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ABYMETAL은 독특한, 특징적인 매력이 존재한다. 뉴스쿨의 메탈 사운드와 이들의 멜로디는, 아이돌스러운 창법들과 파워풀한 안무와 절묘하게 결합되어 이들만의 독특한 매력을 창조한다. 그 매력이, 필자로 하여금 다른 일본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안 들으면서도, 그리고 다른 뉴스쿨 밴드들의 음악은 꺼리면서도 유독 BABYMETAL만은 계속 듣게 하고 좋아하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 이러한 멜로디와 연주와 노래와 댄스에서 필자는 예술적 의의를 발견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나는 왜 음악을 듣는가"? 소위 "위대함에 대한 추구", 이것은 사실 그리 거창하고 대단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이 단순한 돈놀이에 불과한 장난질만이 아닌, 진지하고 신중하고 정교한 고찰과 노력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고찰과 노력이 실효를 발휘했다면, 비록 그들이 명백히 표면적으로 "위대함"을 추구하고 한 행위가 아니라도 그 행위는 필자로 하여금 위대함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생각해 보자.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매 순간순간마다 "나는 위대함을, 본질에 대한 추구를 열망한다" 라고 외치며 작곡했겠는가? 필자가 의미하는 "위대함" 운운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떨어지는 것과 같이, 지극히 비작위적이고 무의식적 행동이라도 그것이 위대하다면 이는 필자에게 위대한 것이다.)

 

그렇다. 이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분명 진지하다. 필자는 블로그에서 아이돌 음악을 혐오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아이돌에게서는 섹스 어필과 일회성 돈놀이 말고는 어떠한 것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BABYMETAL은 다르다. 실력 있는 작곡가가 있고, 웬만한 인디밴드들보다 훌륭한 결과물이 있다. 그리고, 스스로의 노래와 춤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있다. 땀 흘리며 노래와 안무를 관객들에게 펼치는 이들의 행위는 분명 진지하며, 그 진지함에 걸맞는 탁월한 결과물이 있다. 그렇기에 필자는 이들의 음악을 "예술"이라고 평가하며, 그러한 예술에 대한 경외감을 표하며 (필자의 옛날식 주장에 따르면 "명백한 엔트로피의 감소를 느끼며") 이들의 음악을 감상한다.

 

사실, 필자가 무시하는 많은 음악들(특히 국산 아이돌) 중에서도 이러한 예술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단지 필자가 몰랐던 것일 뿐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들의 음악을 접하고 나서 필자의 편협한 사고방식을 고치기로 했다. "아이돌 음악"을 싸잡아서 비난하는 행위가 얼마나 몰상식한 일이었는지, 필자의 부족함과 어리석음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직 언급하지 않은 세번째 그룹이 있다. 바로 2번 트랙이다. 이 곡은 이 앨범의 백미 중의 백미이며, "아이돌과 메탈의 융합"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이며, 앞으로 이들이 추구해야 마땅한 방향을 알려 주는, 필자가 개인적으로 본 앨범 최고의 곡으로 손꼽는 곡이다. 이 트랙에서, 아이돌 음악 스타일과 메탈 스타일은 아주 절묘하게 그 균형을 맞추며, 완전히 독창적인 장르를 형성하고 있다. 참고로 기존 그룹 중에서 12번 같은 경우가 이 스타일에 거의 근접해 있는데, "독창성"이라는 측면에서 다소 미흡함을 발견하고 필자의 주관에 따라 첫번째 그룹으로 분류했다.

 

2번 트랙은 곡 스타일 자체만으로 독특하다. 장르로 말하자면 트랜스코어인데, 메탈코어와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거기에 엔카 풍의 일본식 독창적 창법에, 일본 풍의 악기와 멜로디가 결합되어 매우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특정 지역만의 독창적 분위기와 메탈 사운드를 어떻게 융합시킬 것인가"라는 주제에 대한 모범 답안과도 같은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가 이쪽 음악에 대해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 정도로 일본풍의 사운드와 트랜스코어를 접목시킨 그룹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거기에 이들 특유의 아이돌 사운드가 있다. "소레 소레" 하는 인상깊은 추임새를 바탕으로 파워풀한 안무가 선보여지고, 이후에도 이들 백보컬은 적재적소에서 활용된다. 후렴구에서 들려주는 메인보컬의 독특한 창법은 이 곡의 포인트로써, "일본 여성"만의 독특한 정서가 가미된 인상깊은 가사는 이 곡의 매력을 더한다. 본래 "키츠네" 즉 "여우"는 BABYMETAL의 상징과도 같은데, 이 곡에서는 이를 사용하여 "메기츠네" 즉 "암여우"를 "일본 여성"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자는 언제나 배우야(いつでも女は女優よ)", "피었다 지는 것이 여자의 숙명이야(咲いて散るのが 女の運命(さだめ)よ)", "얼굴은 웃지만 속으로는 눈물 흘리는(顔で笑って 心で泣いて)"와 같은 가사에서 이를 살펴볼 수 있는데, 일본 여성 그룹만이 선보일 수 있는 멋진 가사와 표현이라고 생각된다.(출처: BABYMETAL 팬카페 ladtharz님)

 

그러나, 본 앨범에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곡 자체에 대한 단점들보다는, 앨범 자체에 대한 단점을 언급하고 싶다. 본 앨범은 분명 "정규 1집" 앨범이다. 그러나, 수록곡들을 보면 이미 지난 싱글 컷트에서 대부분 공개되었던 곡들로써, 해당 싱글 앨범의 음원을 그대로 수록하고 있다. 리레코딩 따위 전혀 없다. 심지어 이 앨범 발매 즈음부터는 거의 항상 "갓 밴드" 멤버들이 세션으로써 공연을 함께하고 있는데, 최소한 정규 앨범이라면 이들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고, 멤버들의 향상된 노래 실력을 반영하여 재녹음을 했어야 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앨범은 사실상 정규 앨범이라기보다는 싱글 공개곡들의 컴필레이션 앨범과도 같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 필자는 개인적으로 앨범 완성도 점수를 다소 낮추고 싶다.

 

 

 

이상으로 BABYMETAL 1집을 살펴봤다. "나는 왜 BABYMETAL을 듣는가"? 그것은 이들 음악이 예술로써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단지 특이하고 신기한 유흥거리라서, 혹은 어린애들 보는게 좋아서 즐기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점을 설명하고자 본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들의 행보에 대한 즐거운 관심을 보내며, 더욱 좋은 작품들을 통해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서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멋진 그룹으로 존속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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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WeirdSoup 2014.11.29 20:25 신고

    본 리뷰를 본인이 다시 한번 검토한 결과, 수록곡들이 "왜 좋은지"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단점을 발견했다. 그런데 본인이 원래 이 리뷰를 쓰게 된 이유는, 베비메탈에 대해서 "메탈이 아니다" 를 넘어 "메탈에 대한 신성모독(?) 이다", "예술이 아니다", "페도들이나 듣는 음악이다" 와 같은 주장들을 종종 목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은 이들 음악을 단순히 "오타쿠"나 "페도" 라서 듣는게 아니라, 또한 "메탈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와는 상관없이, 그저 이들의 음악이 "예술"이기 때문에 듣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본 리뷰는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작성했다.

  2. 정말 완벽하십니다 2016.07.09 21:09 신고

    정말 뭔가 진심이 담긴 리뷰글같네요 ㅎㅎ

    베이비메탈은 메탈난민들을 구원하기 위해 내려오신 메탈성녀님들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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