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메탈의 융합 "BABYMETAL"의 15년 라이브 앨범, "Live at Budokan: Red Night" 감상 후기
(본 글은 본 필자가 메탈 킹덤(http://www.metalkingdom.net)에 투고한 리뷰를 퍼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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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라이브 앨범은 이들이 14년 3월 1일 일본 무도관에서 했던 라이브 공연을 담고 있는 앨범이다. BABYMETAL은 14년 3월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무도관에서 라이브를 선보였는데, 당시의 공연 실황을 담은 DVD가 Live at Budokan: Red Night & Black Night Apocalypse 라는 제목으로 발매가 되었고, 그 중에 1일차 공연을 이렇게 따로 라이브 앨범으로 내놓았다. (참고로, 2일차 공연 또한 "Black Night"라는 소제목으로 제작되었는데, 불행히도 이는 한정판으로만 제작되어 쉽게 접하기 힘들다.)
먼저 음질을 살펴보면, 딱히 흠 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믹싱과 마스터링이 훌륭하게 되어 있다. 관객들 함성소리 또한 적절하게 조정되어 음악 감상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갓밴드의 라이브 퍼포먼스 또한 질감이 훌륭하게 살아 있고 MR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이 앨범은 라이브 앨범이지만 마치 정규 앨범을 감상하듯이 감상해도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퍼포먼스적인 측면을 살펴보자면, 주로 이들의 이전 발매작이나 정규 앨범만을 위주로 들어 온 사람들이라면 목소리 톤의 변화에 꽤 놀랐을 수도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메인 보컬인 SU-METAL이나 백보컬인 YUI-MOA나 할것없이 굉장히 "어른스러워진"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이번 라이브 공연에서는, 이전에 발매되었던 LEGEND I.D.Z와는 달리 백보컬인 YUI-MOA 또한 완전한 풀 라이브로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매우 긍정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먼저 목소리가 어른스러워졌다는 말은, 음의 톤이 다소 낮아짐을 의미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목젖이 발달하면서 음이 다소 내려가는데, SU-METAL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특히 몇몇 노래들의 경우 그 곡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에 비해 음정을 학연하게 내려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가 있다. 특히 이들의 노래 중에서 가창력이 다른 노래들에 비해 매우 중요시되는 Akatsuki라던지 Ijime, Dame, Zettai 같은 곡들에서 이러한 변화가 더욱 잘 와닿는데, 어떤 사람은 목소리가 성숙된 느낌을 좋아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음정이 내려간 부분에 대해 아쉬울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 Akatsuki는 잘 모르겠지만 I.D.Z의 경우는 원음 그대로 부르는 것이 더 깔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든다. 사실 SU-METAL이 음을 내려 부르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 전부터이긴 한데, 이들의 이전 라이브 DVD/블루레이 앨범인 LEGEND I.D.Z는 12년도의 라이브를 촬영한 영상이고, 14년 발매된 정규 1집 또한 어떠한 재녹음이 없이 이전에 공개되었던 음원들을 그대로 모아서 공개한 앨범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느낄 수 없다. 필자의 경우 이들의 1집을 살펴보면서 이 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 라이브 앨범에서는 이와는 달리 이들의 최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특징이 존재한다.
또한 백보컬의 경우, 이들의 현재 위상을 고려해 본다면 더 이상 립싱크는 불가능한 위치에 왔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공연과 같이 백보컬마저 전부 라이브로 하는 것이 마땅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부분 또한 100% 장점만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본 앨범을 들어 보면, 백보컬을 립싱크로 처리한 이전 라이브에 비해 백보컬의 소리가 약간 작게 들리고, 그 퍼포먼스 또한 완전히 일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하다. 이들의 안무를 보면, 특히 보컬 퍼포먼스를 고려하지 않은 YUI-MOA파트는 상당히 격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안무동작을 하면서 노래까지 부르려면 상당히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립싱크를 하되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인가, 비록 퍼포먼스가 약간 불안정하더라도 완전히 라이브로 할 것인가의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메인보컬의 경우 립싱크로 해 버린다면 라이브의 의미가 격감될 수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백보컬의 경우는 립싱크로 하더라도 그리 심하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어찌 되었든 간에, 이들이 백보컬들도 전부 라이브로 한다는 것은 팬들의 요청이나 상황 등을 봤을 때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팬들이라면 다소 아쉽더라도 백보컬의 풀 라이브를 응원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특히 이러한 앨범 같은 경우 영상자료가 없고 음악만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보컬 일체를 전부 라이브로 처리하는 것이 좀 더 "라이브 앨범"을 감상하는 의미가 클 수 있겠다. 한편으로 베비메탈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백보컬이 거슬려서 못 듣겠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본 앨범의 경우 백보컬의 볼륨이 약간 작게 되어 있어서 감상이 좀 더 수월할 수도 있다.)
갓밴드의 연주는, 개인적으로는 크게 말할 것이 없다. 이들은 항상 원곡에 매우 충실하게 연주하며, 특히 LEGEND I.D.Z 시절의 갓밴드 연주와는 달리 악기 톤이나 음향 등도 전부 스튜디오 앨범의 그것의 질감에 최대한 일치하게 조정하여 연주하고 있다. 이는 MR이 아닌 라이브 연주라고 해서 특별히 이질감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뭔가 특별히 확 차이난다는 것도 아님을 의미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운드 질감에서 라이브의 느낌이 확연한 점과 즉석에서 연주를 조절하여 자유로운 관객 호흡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는 점 등은 확실한 장점이다.
이들의 최신 라이브들을 보면, 항상 셋리스트 중간에 갓밴드의 솔로 퍼포먼스 파트를 집어넣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솔로 퍼포먼스는 따로 트랙을 편성하여 연주하기도 하고, 기존 곡이 시작하기 전에(아마 멤버들이 준비하는 시간 동안) 짤막하게 연주하기도 하고, 혹은 그 둘을 모두 할 때도 있는데, 본 앨범의 경우에는 따로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편성하지는 않고 Catch me if you can의 곡 시작부분에 이러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집어넣고 있다. 연주력이 다들 출중하므로 듣기에 좋다.
셋리스트 자체는 특별할 것은 없다. 본 공연에서는 딱히 신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한편으로 1집에 수록되어 있는 13곡 중 빠진 곡 또한 없다. 한 마디로, 1집을 그대로 (순서만 바꿔서) 공연하고 있다. 그러나 물론 100% 똑같은 건 아니고, 앞서 말했다시피 갓밴드의 퍼포먼스가 들어가기도 하고, 싱얼롱을 유도하는 곡도 있다. 9번 트랙인 4의 노래는 유이모아가 가사를 만든 곡인데, 그래서 그런지 중간에 매우 긴 싱얼롱 파트가 들어가 있다. 물론 이들의 다른 공연과 마찬가지로 Head Bangya!! 중간도 마찬가지고, I.D.Z에는 긴 아웃트로가 존재한다.
이날의 공연에서 가장 아쉬운(안타까운) 부분은 아무래도 Head Bangya!! 부분에서 있었던 유이의 추락사고일 것이다. 유이 뿐만 아니라 모아도 해당 곡의 공연 도중 넘어졌는데, 다행히 데뷔 수년차의 프로답게 큰 이상 없이 공연을 끝마쳤지만 해당 곡을 들어보면 후반부에 분위기가 살짝 안좋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큰 사고가 없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라이브 퍼포먼스는 상당히 안정적이고 딱히 흠 잡을 만한 부분이 없다. SU-METAL의 퍼포먼스 또한 매우 안정적인데, 특히 상당한 난이도인 Megitsune라던지, 가창력이 집중되어 부담이 될 Akatsuki 같은 곡에서도 매우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Megitsune를 1번 트랙으로 사용한 것은 상당히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 곡은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후반부에 배치했을 경우 체력 고갈로 인해 실수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 Kiba Of Akiba와의 콜라보 곡인 Answer for animation with you 같은 곡이 없다는 사실이 아까울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점을 제외하면 매우 훌륭한 라이브 앨범으로써 이들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을 할 만한 앨범이다. 만약 1집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 앨범 하나만으로 1집의 모든 곡을 커버칠 뿐더러 앞서 언급한 목소리의 성숙이나 갓밴드 라이브 등등 발전된 부분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구매하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즈카의 성숙한 목소리로 Akatsuki를 들을 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
* 참고로, 본 앨범의 초회 한정판을 구매한 사람들은 신곡인 Road of Resistance를 (기간한정으로) 다운받을 수 있(었)는데, 해당 곡은 본 공연에서 연주된 곡이 아니라 나중에 나온 곡이다. 초기 드래곤포스 느낌의 스피디한 멜로딕 파워메탈로써, 특히 스즈카의 가창력과 멜로디, 스피드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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