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멍청해짐을 느낀다

물론 그 전에는 멀쩡했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멍청하다는 사실은 나 자신이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나마 인간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던 빈약한 두뇌마저 점점 퇴화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본래 책을 좋아했다. 그래서 많은 책을 읽었고, 수능 언어영역 같은 경우 단 한번도 공부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점점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나는 본래 글 쓰는 행위를 좋아했다. 그래서 나름 인간의 기능을 할 정도로 글을 쓸 수 있었고, 퇴고를 전혀 거치지 않고도 커다란 논리적 오류나 문제점 없는 글을 쓰곤 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문장을 올바르게 구성하고 제대로 된 단어를 선택하는 등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더불어서, 글 자체를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능력 또한 심각하게 떨어졌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블로그에 싸지른 글들을 보면 최소 2011년도부터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요새는 심지어, 내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조차 종종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컨데 맛폰을 하다가, 갑자기 A라는 어플을 실행할 필요성이 생겨서 홈버튼을 누르고 나갔는데, 홈화면을 보는 순간 갑자기 왜 홈버튼을 눌렀는지 생각이 안 나서 "내가 왜 홈 화면으로 나왔지?" 하고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다시 이전 작업으로 돌아가서, 무엇을 하려고 했었는지 기억해내야만 한다.

 

이렇게 나는 점점 멍청해지고 있다. 이전부터 나는 10년 전 중학교 졸업 때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지켜내지 못하고 오히려 중학생 수준보다 더욱 퇴화하고 있는 것이다.

 

불안하다. 아무리 쓰레기같은 나라도 사회적으로는 정상인으로써 기능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소망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점점 그것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이대로 쓰레기로서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나같은 쓰레기라고 할 지라도, 쓰레기로 살고 싶어서 쓰레기로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갈수록 멍청한 두뇌가 더욱 멍청하게 퇴화한다면, 쓰레기에서 벗어나기는 커녕 점점 더 심한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로 전락해 나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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