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를 읽고 나서

꽤나 흥미로운 책이었다. 그러나 구성상에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서 써본다.

굳이 마시멜로 원칙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기 위해 쓰는 글은 아니다. 다만, 이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는
전작에 비해 "명저"라 불릴 만큼 좋은 책이 아닌 듯 하다.

이 책은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마시멜로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쓴 글이다.
따라서 마시멜로에 관한 이야기가 중점이 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 책은 어쨋든 간에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로서의 작품성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지나치게 허접스러운 연애의 구성이다.
애시당초에 제니퍼라는 인물이 등장할 때부터 뻔한 이야기 진행 경로가 보이더니만, 역시나 그랬다.

이 책에서 연애(결혼)의 부분은, 생각에 따라 중요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단, 이러한 3류소설보다 못한 구성을 통해 표현할 거였으면, 아예 해당 요소를 소설에서 빼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다음으로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자.
주인공은 너무 지나치게 타인 의존적이다. 이전편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때는 조나단의 운전기사였기 때문이었다. 헌데, 이번편에서는 좋은 직장에 취직한 직장인으로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찰리는 여전히 조나단에게 의지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더욱 문제인 점은, 조나단은 여전히, 그리고 비현실적으로 그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인생에 있어서 조력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러나, 조력자에 너무 기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지나치게 조나단 의존적인 찰리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 마음이 불편했다.

또, 비정상적인 주변인물 설정이다.

우선, 주변인물의 성격상의 특징(일관된)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예컨대 미구엘을 보자. 난 처음부터 끝까지 이 인물의 성격상의 특징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왜인지는, 직접 책을 읽어보라.

그리고 슬로우 부인. 처음 등장할 때를 보자. 슬로우 사장은, 신입사원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자신의 아들을 일개 신입사원에게 상담을 보낼 정도로 열린 사고방식의 인물이다.
그런데 그 부인(아들도 마찬가지이지만)은, 지나치게 무례하고 몰상식적이고 말귀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던 것이, 조나단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180도 달라져 있다.
이 정도면, 아무리 소설이라 하더라도, 그 비현실의 정도가 매우 지나치지 않는가?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재미로 쓰는 소설들을 봐도, 이 책 보다는 인물설정이 더 체계적이고 사실적이다.

그리고 소설의 결말이다.

꾸준히 노력하여 차곡차곡 재산을 모아 나가고 마침내 꿈을 이루는 모습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엄청난 계약 한 건을 잘 성사시켜서, 단 한방에 엄청난 거금을 손에 쥔다.
"착실하게 살면 운이 따른다"라는 건가? 하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는가?
그 아내, 제니퍼는 착실하게 절약을 하면서 돈을 꾸준히 모으고 있었다. 근데, 남편의 강력한 한 방
덕택에, 순식간에 레스토랑을 차릴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손에 넣게 되었다.

참된 마시멜로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는, 좀 더 보편적인 상황을 설정하여, 착실히 노력하고 꾸준히
저금하여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요행만을 노리기보다는, 꾸준한 노력만이 성공의 길임을 알려주었어야 했다.
나 또한, 결말부에서는 제니퍼가 마침내 몇 년 동안의 노력 끝에 자신의 힘으로 레스토랑을 개업하는
모습을 보여 주리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소설은 보기좋게 예상을 뛰어넘어, 마치 복권 당첨과도 같은 결말을 보여주었다.

인생은 한방이라는 건가?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지.. 작가가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소설을 마무리지을 즈음이 되어서, 더 이상 써 나가기가 매우 귀찮아진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가 않는다.


그 외에도 매우 자잘한 부분에서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구성상의 오점이 보였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기
때므로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여하튼..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에 대한 실망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전작이 성공했다고, 후속작을
날림으로 처리해도 상관 없으리라고 생각한 건가?

주제가 아무리 훌륭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을 담는 그릇, 즉 소설 자체가 좋지
않다면 그것은 결코 좋은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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