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회고) 내 인생은 쓰레기의 연속이었다.

예전에 "기븐"이라는 인간이 태어난 이유에 대해 쓴 글이 있다.

 

이 글은 그 글과는 달리, "나"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글이다. 사실 겹치는 부분도 많지만, 주제 자체가 엄밀히 말해 좀 다르다.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미리 이러한 글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집안은 도저히 내세울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쓰레기같은 집안이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평생을 돈을 벌기 위해 노력만 하다가 결국 내가 초등학생 때 폐암으로 불행하게 돌아가셨다. 평생을 성실하게 노력했던 할아버지가 어째서 그러한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던 것일까? 그것은 우리 집안 자체가 도저히 잘 되는 것이 불가능한 쓰레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5살때까지 할아버지와 할머니 댁에서 살았다. 나는 외동인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만약 둘째를 낳는다면 자신이 직접 기르지 않은 나보다 둘째에게 더 정이 가게 될까봐 일부러 낳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심각한 오산이었다. 왜냐 하면, 내가 지금과 같은 병신이 된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내가 외동이기 때문이다.

 

외동들은 지 혼자 살고 뭐든지 자기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기적이고 사회력이 떨어지며 배려심이 부족하고 사랑을 베풀 줄 모르고 시야가 좁고 철이 들지 않으며 책임감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바로 내가 그러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미 나는 이러한 병신이 될 운명 속에서 자라난 것이 아닐까? 그러한 생각을 해 본다.

 

어린 시절을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보내며, 내게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전부였다. 그러다가 점점 자라면서 아빠가 1주일마다 한 번씩 나를 보려고 할머니댁에 내려오면 아빠를 따라가고 싶어서 울곤 했다고 한다. 나는 이 즈음에서 생각해 본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대체 어떠한 심정으로 나를 길렀을까?

 

생각해 보면 애새끼를 기르라고 부모님한테 던져 주는 행위는 심각한 불효이다. 애새끼를 기르는 데는 엄청나게 힘이 들고, 기껏 키워 놓으면 결국 지 아빠한테 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지극정성으로 나를 길렀다. 쓰레기를, 보물처럼 길러 온 것이다.

 

도대체 이러한 행위에서 어떠한 보람과 의미가 있을 것인가? 여하튼, 그러한 과정을 통해 나라는 거대한 쓰레기더미는 우리 부모님 손으로 옮겨왔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 할아버지는 엄청난 착각을 하게 된다. 내가 머리가 좋고 영리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자식은 똑똑하고 영리한 줄 안다. 심지어 그것이 손자일 경우, 더더욱 콩깍지가 씌일 것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매우 불행하고 결정적인 실수가 일어나는데, 우리 부모님이나 나 자신이 그러한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어버렸다는 것이다.

 

나는 친구도 없이 병신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초등학교 때 어떤 병신같은 선생이 내가 책 한권을 통째로 외우는 등 병신같은 짓거리를 해 대자 착각을 일으키고는 내가 영재일지 모른다며 검사를 받아보라는 말을 했다. 바로 이 선생 때문에 불행한 우리 부모님은 아직까지도 내가 머리가 좋다는 엄청난 착각을 하기에 이른다. 물론 영재 테스트 결과는 지극히 평범한 병신이었다.

 

그런 식으로 무의미한 초등학교 시절이 흘러갔다. 이 시기에, 나와 내 부모님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다. 바로 나에게 "과학만화책"을 사 주고, 그것을 닳도록 읽은 것이다.

 

과학만화책은 재미있다. 그렇게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 그것은 과학이 아니라 상식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것을 알 리 없는 나는 어린 시절에 그 과학만화책을 탐독하며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데, 바로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우게 된 것이다.

 

내 대가리에 과학자라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마치 키 150cm에 얼굴은 개떡같은 병신이 톱스타가 되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의 병신같은 꿈에 불과했다. 그러나 앞서의 착각과 그 빌어먹을 과학만화책으로 인해, 나는 그러한 병신같은 꿈을 꾸며 중학교에 진학했다.

 

그리고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봤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내 병신같은 대가리의 한계가 드러나고 말았다. 그 시험은 나라는 인간의 한계를 아주 객관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나는 그 시험에서, 대략 82/340 등을 했다.(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그러하다.)

 

집에 그 병신같은 성적표를 들고 갔을 때, 아버지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머리가 좋은 줄 알았는데 사실은 병신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인해 무진장 깨졌고, 그때부터 병신같은 "공부"라는 걸 하기 시작했다.

 

나처럼 병신같은 대가리로도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르긴 오르기 때문에, 그렇게 내 성적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때 그 정점을 찍게 되는데, 한 번은 전교 5등까지 한 적이 있다. 그 때가 내 병신같은 쓰레기 인생의 정점이었으며, 덧없고 허상에 불과한 행복을 이루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바로 그 때, 나는 인간으로서의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무언가를 상실했다.

 

앞서 말했다시피, 나는 어린 시절을 할머니댁에서 보냈기 때문에 할머니는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할머니가 집에 오는게 제일 좋은 일이었다. 나는 할머니를 가장 사랑했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과 2학년때 사춘기를 지나면서, 내 대가리는 드디어 병신으로의 완전체로 진화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할머니라는 존재 자체가 어렵고 부담스럽고, 심지어 부끄럽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나의 감정 자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암튼 그러한 여러 가지 감정의 변화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할머니에게 전혀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언젠가 할머니가 우리 집에서 한달 정도 지낸 적이 있는데, 그 때 나는 할머니에게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 때 할머니가 느낀 섭섭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완전한 쓰레기로 거듭난 것이다. 어째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지 나로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여튼 나는 아직까지도 할머니에게 말을 할 때 어려움을 느낀다.

 

그렇게 중학교 2학년을 보낼 때, 나는 또 한번의 변화를 겪었다. 그것은 바로 병신같은 친구를 사귄 것이다. 이 때의 이야기는 http://weirdsoup.tistory.com/248 이 글과 매우 흡사하므로 생략한다. 여튼 그렇게 나는 마지막 하나 남은 장점을 싸그리 제거하고 인간 쓰레기로 거듭났다.

 

그래도 중학교때 까지는 그나마 정상적인 인간으로서의 기능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학교때 까지가 마지막이었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약 10년이 지난 지금, 내 생을 돌아보면 나는 바로 그 순간에서 단 하나도 발전하지 못하고 1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낭비했다. 아니, 오히려 퇴화했을 것이다.

 

나의 정신연령과 사고 수준, 지적 수준 등은 딱 10년 전, 중학교 시절에 머물러 있다. 나라는 인간 자체가 10년 전에 정체되어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병신같은 과학만화책으로 인해 빚어진 병신같은 꿈으로 인해 병신같이 과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헛되고 허황된 꿈을 꾸다가 좌절되고 나서도, 내가 병신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

 

나는 태생 자체가 병신이며 이미 고등학교 때는 쓰레기로 전락했기 때문에,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그 자체가 완전한 쓰레기이며 아무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분리수거 불가능한 폐기물에 불과하다. 그러다가 나는 적당히 성적에 맞춰 병신같은 대학교에 진학했다.

 

이미 그 시점에서 나는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없는 인격적 장애인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학 생활 자체를 제대로 할 리가 없었다. 나는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그저 겉돌면서, 그러한 나 자신이 병신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그저 남 탓과 환경 탓을 하면서 병신같은 1학년을 보냈다.

 

생각해 보자. 내가 병신일 가능성이 높을까, 나를 둘러싼 대학이라는 사회 전체가 병신일 가능성이 높을까? 당연히 전자이다. 게다가 나는 이미 객관적으로 병신이기 때문에 이 사실은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동기들이 그저 공부라고는 안 하고 술이나 마시고 다니며 저급하기 이를 데 없는 병신들이기 때문에 내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도 안 되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이 여파로 인해, 나는 지금도 대학 친구라고는 없다. 대학을 4년동안 다녔으면서 친구가 단 한명도 없는 것이다. 이는 정상적인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내가 얼마나 대학을 병신같이 다녔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다.

 

나는 내일 졸업한다. 그러나 나는 같이 졸업사진을 찍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사실 그래서, 나는 졸업식에 가지 않을 생각이다. 가봤자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어튼 그렇게 병신같이 1학년을 보내고 다음해 1월에 군대에 입대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에서 병신이었던 내가 군대라고 멀쩡하게 지낼 수 있을 리가 있을까? 당연하게도, 나는 아주 병신이자 쓰레기같은 노답 고문관새끼가 되었다.

 

신교대에서는 힘세고 잘난 동기들이 나의 병신스러움을 존나 혐오하고 맨날 구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하게 지낸 동기들이 몇 있는데, 나중에 자대에 같이 온 동기들도 있다. 그러나 자대 내의 부대가 다르고, 나의 특유의 병신스러움으로 인해 그들과는 오래 교류하지 못하고 전역한 이후에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나는 몸이 약한데다 운동이라고는 지지리도 못했기 때문에, 신교대에서 굉장히 아팠다. 지병인 천식이 돋아서 맨날 기침을 하고, 입과 코 주위의 피부가 전부 헐어서 연고를 떡칠하고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고, 밤에 코피가 났는데 피가 30분이 지나도록 멈추지가 않아서 자고 있던 의무병들을 깨워서 괴롭히기도 했다. (의무병들도 내게 뭔가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 걱정할 정도였다.)

 

신교대에서 나를 맡았던 소대장은 막 임관하고 나서 처음으로 우리 부대를 맡았던 신임 여군 소대장이었는데, 아마 나 때문에 시작부터 고생했을 것이다. 실제로 소대장은 나를 보기를 병신 보듯이 했는데, 이는 매우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관찰이었지만 나는 그것도 모르고 소대장이 그저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

 

다행일지는 몰라도 암튼 5주를 보내면서 나는 어느 정도 적응했고, 자대에 가서는 그렇게 아픈 일은 더 이상 없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몸이 아픈 건 전혀 문제가 안 되었던 것이, 나라는 인간 자체가 병신이기 때문에 자대 생활 자체를 병신스럽게 함으로 인해 선임들에게 찍히게 되었다.

 

이쯤에서 한 가지 말할 게 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좋은 부대로 보내기 위해 인맥을 활용하여 나를 아주 좋은 부대로 빼놓기로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일이 틀어져서 결국 나는 그냥 그 부대에서 계속 지내게 됐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나는 병신스럽게도 언젠가 좋은 부대로 옮겨가지 않을까 하는 헛된 바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병신스럽게도 이로 인해 나는 더더욱 자대에 대한 애착을 잃고 병신스럽게 지내고 말았다.

 

나는 전입을 하자마자 쓰레기같은 선임 한마리를 영창으로 보내버리는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그놈은 인격이 병신이라 영창에 간 것이 당연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나는 시작부터 찍혀서 고생하게 되었다. 내가 만약 병신이 아니었다면 일을 잘 해서 만회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병신이기 때문에 일도 제대로 못해서 결국 선임들과 매우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게 되었다.

 

그렇게 선임들은 나를 미워하고 나는 선임들을 미워하며 병신같은 생활을 하다가, 일병 말이 되자 행정반에 자리가 하나 비게 되었다. 나는 중대장에게 강하게 어필해서 행정병으로 가고 싶다고 했고, 내가 워낙 육체능력이 병신인지라 윗사람들도 나를 행정병으로 보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결국 행정반으로 가게 되었다. 말할 것도 없이 행정반 선임들은 매우 싫어했다.

 

행정반 일은 사실 매우 쉬운데다 별 할 일도 없어서, 그 이후부터는 별 탈 없이 군생활을 계속 하다가 전역했다. 물론, 친한 후임 따위는 전혀 만들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나는 군대 관련 인맥들과는 연락 자체를 끊고 지내고 있다. 그런데 그 시절에, 나는 내 성격이 아주 지랄같다는 사실을 새로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어떠한 결과가 틀어지게 되면 못 견뎌하는 것이었다.

 

무슨 말이냐면, 예컨대 내가 A라는 결과를 내고 싶어서 그렇게 맞춰서 행동하는데, 옆에서 이를 훼방놓게 되면 심각한 빡침을 느끼고 이를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지랄같은 성격은 전역하고 나서 약 몇개월 동안 아주 정점을 찍게 되었는데, 왜냐면 바로 그 시기에 심각한 멘탈 붕괴를 겪었기 때문이다.

 

전역하고 나서 나는, 아침에는 12시가 넘도록 잠이나 자고, 일어나서는 컴퓨터나 하는 무의미하고 한심한 생활을 몇달간 보내게 되었다. 원래는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하려고 했는데, 내 천성이 게을러서 그런지 한번 폐인생활을 하다 보니까 계속 그렇게 지내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온갖 의욕도 잃고 그저 폭서 채팅방이나 다니고 메갤질이나 하면서 온갖 똥글이나 싸고 어그로나 끌면서 살게 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집에서 엄청난 구박을 받고 알바를 하나 하게 되었는데, 사무직 알바였다. 사실 별로 하는 일도 없는게, 서류 정리나 하고 복사나 하고 도장이나 찍고 암튼 그런 잡일이었다. 그러나 나의 병신본성은 어딜 가지 못해서, 거기서도 일을 잘 못해서 알바를 부리는 정직원들한테 미움을 받게 되었고, 그렇게 어영부영 돈이나 받고 다니다가 대충 때려치고 복학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위에서 말한 지랄같은 성격이 아주 폭발하게 되었다. 급기야는 아무 이유 없이 분노가 폭발해서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심지어 멀쩡하게 전철을 타고 가다가 옆에 서 있던 아줌마가 잠깐 팔에 닿았다는 이유로 아줌마를 확 밀치고 씨발거리기까지 했다.

 

나는 내가 도저히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길로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러 갔다. 그러나 예약을 안 하고서는 진료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날을 정점으로 찍고 나서 나의 이유 없는 분노는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내 정신병이 고쳐진 것은 아닌 듯 하다.

 

복학하고 나서는 친구도 하나도 없고 뭐 어디 조직에 들어가서 하는 일도 없었기 때문에, 그저 열람실이나 다니면서 공부나 하고 지냈다. 필연적으로 성적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높은 성적만을 위안거리로 삼으면서 무의미한 3년을 보냈다.

 

나는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부터, 미래에 하고 싶거나 되고 싶은 것이 완전히 사라져서 하나도 없게 되었다. 복학하고 나서도, 대체 무엇을 하며 먹고 살 것인지 도저히 결정을 못 내렸다. 그러다가 4학년이 되고 나서부터 비로소 "취직이나 해야겠다" 라는 막연한 목표를 갖고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 뭐 하나 잘난 스펙도 없이 늦게 시작한 취직준비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결국 작년 하반기 공채에서 전패하고 나서 이렇게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다가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나는 느낀다. 내 인생은 당최 쓰레기의 연속이었다. 무의미한 24년 8개월을 보내며, 나는 하나도 이룩한 것이 없고 뭔가 좋은 일을 한 적도 없고 사회에 도움이 된 적도 없이, 그저 자원이나 축내는 역할이나 충실히 하고 있었다.

 

모든 생명의 가치가 동등한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의 법은 동물과 인간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가치이기 때문에 당연하겠지만. 인간과 동물의 가치가 다르다면, 인간 사이의 가치 또한 같을 리가 없다. 누구는 가치 있는 생명인 반면, 누구는 아무 가치가 없는 생명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시작부터 병신이었다. 쓰레기가 될 운명이 내 앞에 놓여 있었고, 나는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나는 그저 빨리 치워지는 것이 더 유익한, 그러한 역할을 앞으로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가 가치가 있다면, 그 사람이 사라질 경우 주변에 악영항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가치가 없다면, 사라지더라도 별 악영항을 끼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생각해 보자. 집에 가득 찬 쓰레기봉투를 바깥에 내다 버리면 집안에 악영향을 끼치는가, 좋은 영향을 끼치는가?

 

이 글은 순전히 내가 보기 위해 쓴 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이 쓰레기더미를 읽은 사람이 있다면, 이러한 쓰레기로 시신경을 더럽히게 된 것에 대해 삼삼한 사과를 하고 싶다. 이렇게 쓰레기에 불과한 나 자신에게도 나의 삶은 유일하기 때문에, 그러한 쓰레기 더미나마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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