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고양이랑 싸우는데 남색분이 생각나더라

학교에 보면 어느 뒷뜰에 사는 고양이가 있다.

 

사람들이 먹이를 주고 좋아해서 사람들을 잘 따른다.

 

나도 잘 따른다. 특히 날 보면 졸졸 따라와서 귀여움.

 

그런데 학교에는 개내들 말고도 그냥 떠돌이 고양이들도 많이 있다.


걔내들은 생긴것도 더럽게 생겼다. 게다가 신장이 망가져서 전부 퉁퉁 불어있다.

 

아까도 그 졸졸 따라다니는 고양이랑 같이 학교 돌아다니면서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위에서 말한 도둑고양이들 중 하나가 갑자기 슬금슬금 접근하더니

 

내가 안 보는 새에 날 따라오던 고양이를 팍 덮치고 공격하고 말았다.

 

불쌍한 고양이는 비명을 지르면서 데굴데굴 굴렀고,

 

그걸 보고 빡친 나는 그 거지 고양이를 존나게 발로 걷어차버렸다.

 

그랬더니 거지고양이가 막 도망가는데, 멀리 안 가고 다시 기회를 노리고 있더라.

 

그걸 본 나는 더 빡쳐서 한대 더 걷어차려고 존나 쫓아갔다.

 

결국 도둑고양이가 존나 도망가는 바람에 한대 더 걷어차지는 못했음....

 

그런데 그런 일을 겪다가, 불현듯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왜 똑같은 고양이인데, 하나는 사람한테 이쁨받고 쓰담쓰담하고 먹이도 먹고

 

다른 하나는 존나 발길질이나 당하는 것인가?

 

그 고양이가 뭘 잘못해서 그런가? 일단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그건 그 고양이가 우리 고양이랑 같은 편이 아니라서 그렇고,

 

같은 편이 아닌 이유는 애초에 여기 태어나지 않고 같이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그 고양이는 뭘 잘못한 것인가?

 

애초에 태어난 것 부터가 잘못이었던 것이다.

 

왜 사람한테 이쁨받는 고양이 가족으로 태어나지 않고 거지로 태어났단 말인가?

 

그 고양이는 그렇게 원해서 태어난 것인가? 결코 아니다.

 

그냥, 자신의 뜻과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렇게 태어나고 만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렇게 자라오고 그렇게 행동하다가 그렇게 발로 까이고 만 것이다.

 

남색분도 마찬가지다.

 

그가 잘못했는가?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뭐 잘못이라기보다 그냥 병신짓이다.

 

그런데, 그가 왜 그렇게 병신짓을 하게 된 것인가?

 

그렇다. 즉, 애초에 태어난 것 부터가 잘못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그냥 존나 걷어차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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