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nak Audeo PFE 111 - 사용기


이하 글은 제가 씨코에 올린 글을 그대로 퍼온 것입니다. 혹시 닉네임이 달라서 불펌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겠는데, 본인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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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PFE를 사용한 지 약 한달 정도 되기 때문에, 이제 소리에 관해서 비교적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소리 외적인 측면에서, 귀 뒤로 넘기는 이어폰이기 때문에 착용할 때 약간 애를 먹습니다. 대신에 바람소리 따위가 안 들리고 귀에서 빠질 염려가 없는 것이 장점이네요.

터치노이즈는, 애플 뉴 인이어 + 총알팁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코드가 마찰을 일으키면서 내는 "사각사각"하는 소리는 그리 걱정할 것이 못 되는데, 몸과 부딪치면서 나는 "툭툭"소리는 다소 거슬립니다. 선이 덜렁거리지 못하게 집게로 잡아 줘야 합니다.

착용감은 상당히 좋습니다. 누워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들어도 별 무리가 없는 수준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팟 번들보다 좋고 EX700보다 안정적인 착용감이더군요.

차음성은, 정확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애플 뉴 인이어 + 총알팁과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낮지 않나 생각됩니다. 대략 27dB 정도 되는 듯 합니다. 노즐이 짧아서 귀에 얕게 착용되어 그런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네요.



이 제품의 코드 길이는 아이팟 번들과 거의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아이팟/아이폰을 염두에 두고 나온 제품이라는 게 느껴지네요. 근데 다소 차이점이, 중간부분에서 플러그 부분까지의 선이 다른 이어폰보다 더 굵습니다. 또한 어찌보면 일반 전선과 흡사하게 느껴지네요. 그리 고급 선재는 아닌 듯 합니다.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그냥 그렇습니다. 화이트라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다소 번들틱하더군요. 몸체가 죄다 플라스틱이라는 것이 그러한 느낌을 더하는 듯 합니다. 여튼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멉니다.

기본 실리콘 이어팁은 꽤 안 좋은 수준이었습니다. 착용감도 안 좋을 뿐더러 차음성이 매우 나쁘기 때문에, 거의 무조건 폼팁을 써야 합니다. 저는 번들 폼팁이 좀 작은 관계로 차음이 잘 안 되어서 총알팁 중 짜리로 바꿨습니다. 참고로 총알팁과 거의 완벽하게 호환됩니다.

아래에서 다시 언급할텐데, 이 제품은 필터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필터 교환시에 다소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필터가 망가져 버리더군요.

구성품 중에 이어가이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리 좋지는 않네요. 왜냐 하면, 쓰면 쓸수록 탄력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이어가이드의 양 끝 부분에서 코드가 자꾸만 빠집니다. 차후에 이어가이드를 따로 판매할 경우 교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언급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이어폰의 구조가 선 교체를 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타사의 케이블을 사용하여 음질이 향상될지는 의문이지만, 암튼 단선에 대한 걱정이 많이 줄어드는 부분입니다.(헤드X일 정품 사용자는 예외)



이제 소리 부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 부분은 "회색 필터" 사용시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검은색 필터"에 대해서는 아랫부분에 언급하겠습니다)

전체적인 음색은 상당한 밸런스형입니다. 다만 저역대가 살짝 부풀어진 느낌이 나네요.

소니 EX700과 비교하면 소리의 푸근함(푹신푹신함/따뜻함/부드러움 등등)이 적고 좀 차가운 느낌이 납니다. (이는 ex700이 고음역대가 약한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대신에 Image X5와 비교하면 (참고로 이미지 X5가 ER4p와 음색이 거의 흡사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음이 다소 많아서 예리한 느낌이 덜 합니다.

저음의 경우 반응이 빨라서 그런지 해상력이 좋으며 양이 많고 극저음까지 표현해내므로 웅장한 면이 있습니다. 타격감 또한 확실합니다. 메탈에서 달리는 곡을 들을때 상당히 박진감이 넘치게 들려주더군요.

중음은 ex700의 따뜻한 느낌에 비해 정확하고 예리한 느낌이 납니다. 기타 스트링 같은 경우 ex700이 분위기 있게 들려준다면 PFE는 날카롭고 섬세하게 들려줍니다. 해상도는 PFE가 더 좋습니다.

고음은 매우 시원합니다. Image X5가 약간 귀를 찌르는 느낌이 있는 것에 비해 PFE는 다소 찰랑거리는 듯이 느껴집니다. (이 부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해상도는 EX700보다 좋고 Image X5와 비슷했습니다. 이는 BA형 발음체의 특성 때문인 듯 합니다. 공간감은 일반적인 오픈형 이어폰급의 수준으로, EX700과 비슷하거나 좀 더 좁습니다.

이 이어폰의 음색 관련 부분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입체감입니다. 이 이어폰은 제가 지금까지 들어본 어떤 이어폰들보다 입체감이 좋습니다. 가상무대는 머리 안쪽에 형성되며, 눈을 감으면 소리들의 위치가 눈앞에 떠오를 정도로 사실적인 입체감이 표현됩니다. 이 부분이 음악을 매우 다채롭게 만들어 줍니다.



이 제품은 필터를 교환하여 음색을 바꿀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회색 필터가 끼워져 있는데, 검은색 필터를 사용하면 중고역이 죽고 상대적으로 저역이 강조됩니다. 이렇게 되면 음색이 상당히 어둡게 변하는데, 특히 단조 발라드를 들을 때 압권이더군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검은색 필터를 끼우는 걸 비추하고 싶습니다. 일단 음의 밸런스가 망가지고, 고음역이 죽어서 상당히 답답하게 느껴지더군요. 마치 애플 뉴 인이어 + 트레블 리듀서 같은 느낌입니다. 특히 심벌즈와 하이헷 소리가 매우 답답하고 힘이 없어서, 듣다 보면 왠지 목이 마른 듯한 착각까지 느껴집니다.



회색 필터와 총알팁을 사용 시에 전체적으로 소리 부분에서 "푸근한 느낌" 외에는 개인적으로 단점을 찾기 힘든 이어폰입니다.

장점
1. 밸런스가 좋다
2. 착용감이 뛰어나다
3. 입체감이 뛰어나다
4. 해상력이 좋다
5. 공간감이 커널형 이어폰치고 좋은 편이다
6. 필터 교환이 가능하고 편리하다(귀지 등으로 인한 위생 및 음질저하 문제 때문)
7. 유닛의 파손 없이 선 교체가 가능하다

단점
1. 몸체가 플라스틱이다
2. 기본 실리콘팁이 안 좋다
3. 차음성이 아주 좋지는 않다
4. 선재가 싸구려같다
5. 이어가이드가 탄력이 떨어진다
6. 헤드X일에서 수입한다 (사X드캣에서 수입하지 않는다)



글을 나름 체계적으로 쓰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조금 난잡하게 되었네요. 쓰려고 했던 말을 다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주로 듣는 음악이(사실 거의 100%인데) 헤비메탈입니다. 이러한 밴드 음악을 듣기 위한 리시버는, 클래식과 마찬가지로 어느 한 음역대의 누락이나 강조 없이 확실한 밸런스가 잡힌 음을 내줄 때 가장 좋은 소리를 내 준다고 생각합니다. 보컬, 기타, 드럼, 베이스, 피아노, 바이올린 등등 모든 악기들이 조화를 이룰 때가 가장 듣기 좋고 완벽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많은 분들이 헤비메탈이라면 베이스가 빠방한 사운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건 다소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제대로 레코딩이 된 음반일 경우 기본적으로 베이스 사운드가 강하게 녹음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헤비메탈의 특징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것을 베이스가 강력한 리시버로 재생하면, 중고음역이 죽어 버립니다. 결국 보컬은 멀어지고 기타는 힘없고 하이헷은 실종되어 버리죠.

여기에 고음까지 끌어올린 사운드라면 심벌즈 소리는 살아나겠지만 보컬과 키보드 피아노 바이올린은 안드로메다가 되어 버리고 기타는 울림이 사라져서 째지는 소리가 되어 버리더군요. 그런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밴드의 사운드를 모두 제대로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이 문장을 추가시킨 이유는, 루릭님이 리뷰에서 "락에는 안 좋은 이어폰이다" 라는 느낌의 말씀을 하셔서 그랬습니다. 나름 헤비메탈 매니아로서 이 이어폰은 밴드 전체의 소리를 제대로 듣고자 하는 분들에게 결코 미스매칭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단점 6번에 대해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제품은 예전에 사X드캣에서 비공식적으로 수입해서 17만 9천원에 판매하던 제품을 "맨날이런식이지?"님에게 미사용품으로 양도받은 제품입니다.

지금은 사X드캣에서 수입하지 않고, 헤X파일에서 수입하여 팔고 있는데, 가격이 무려 25만원입니다. 참고로 이 이어폰의 현지가격이 139$인 것을 감안해 볼 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임에 틀림없습니다.

만약 사캣에서 수입했더라면 현지가와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을 텐데, 바가지 기업 헤드X일에서 수입하는 바람에 매우 비싼 가격에 구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RE0처럼 가격이 떨어질 것 같은데,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미지수입니다. 매우 아쉬운 부분이 틀림없습니다. 사운X캣에서 다시 수입을 하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다소 어지럽기도 한 사용기를 마칩니다. 다시 읽어보니 좀 안좋다는 식으로 쓴 거 같은데, 확실히 소리 외적인 부분에서 착용감을 빼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네요. 그런데 소리 면에서는 이렇게 해상도와 공간감과 입체감이 좋으면서도 밸런스가 뛰어나서 음악이 조화롭고 다채롭게 들리는 리시버는 처음 봅니다. 다른 이어폰들은 소리면에서 거의 다 어느 한 부분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 이어폰은 소리 부분에서 단점을 거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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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썼는데, 댓글에 보면 "저음은 ER4P와 거의 같다", "애플 뉴인이어가 터노가 하도 심해서 그것과 비교하는 건 무리다" 라는 의견이 있네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이거 아무도 안 읽을텐데 왜이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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