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고 의미없다
정신연령은 10년이 넘도록 그대로인데
어느 순간 보니까 20대 끝자락이 되어 있더라
디씨를 비롯한 여러 사이트들에서 늘 그랬듯이 병신짓을 하며 지내다가
문득 확인해보니 같이 병신짓하던 다른 새끼들은 대부분 급식충 학식충들, 많아봐야 20대 중반이 태반이고
나랑 비슷하거나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은 정말 소수에 불과하더라
난 그냥 옛날처럼 똑같이 놀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보니까 나 혼자 정신 못차리고 여전히 "어릴 때 하던 짓거리나" 하고 있는 놈이 되어 있었고
어느 순간 분위기 파악 못하는 노땅새끼가 되어서 틀니 딱딱거리며 지랄하는 놈이 되어 있었다.
옛날에 복학생 시리즈 같은거 보면서 존나게 비웃고 난 저러지 말아야지 하던 게 생각난다.
늙다리 복학생 주제에 주제파악 못하고 새내기들 노는데 끼어서 눈치없이 지랄하고
결국 어린놈들 불편하게 만들고 뒤에서 주책 소리나 듣는 그런 놈들.
문득 나 자신이 그런 놈이 되어버린 기분을 느낀다.
내가 요즘 하는 소녀전선같은 게임 커뮤니티를 가봐도, 비주얼노벨 관련 카페를 가봐도 다 마찬가지.
그딴건 나이 많이 쳐먹은 놈들은 안 한다. 하더라도 커뮤니티 활동 따위 할 시간도 없어서 안 한다.
10대~20대 초반을 노리고 나온 매체들. 난 정신연령이 어려서 그런지 그런 걸 좋아한다.
그렇게 "나잇값 못하고" 지랄하다가 문득 되돌아보니 존나게 한심하고 쪽팔리더라.
예전에 FPS게임 관련 커뮤니티 할때, 가끔 20대 후반 30대 초반 형/아저씨들이 오곤 했다.
FPS게임은 원래 30대도 많이 하는 게임이긴 하지만, 역시 커뮤니티에는 어린 놈들이 훨씬 많다.
어릴적엔 그런 사람들 보면 신기했다. 와, 저렇게 나이 먹고도 디시질을 하네? 카페를 오네?
근데 지금 보니까... ㅋㅋㅋㅋㅋ
내가 그런 새끼가 되어 있었네?
그래서 요즘은 그런데 가더라도 글이나 댓글 자체를 잘 안 쓴다. 왠지 소외감과 허탈함이 느껴지더라.
그 복학생 시리즈의 복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 말이다.
하...
나이를 먹는 게 서러운 건지, 나이를 먹고서도 수준이 그대로인게 한심한 건지, 혹은 둘 다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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