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추천하는) 어떤 음악을 들었을때 별로일 경우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좋은가
(혹시 이 글을 읽게 될 사람이 있다면, 졸필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 이 글은 지하철 이동 중에 스마트폰으로, 검토과정 없이 작성된 글이다. 가볍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일반적으로, 어떤 음악이 지루하거나 구리다고 느껴진다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어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실제로 그 음악이 별 볼일 없는 경우, 다른 하나는 그 음악을 듣는 자기 자신의 안목이 형편없는 경우(즉 이해를 못하는 경우)이다.
보통은 후자일 확률이 훨씬 크기 마련이다. 음악의 세계는 방대하고, 대다수의 음악 스타일을 마스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세부장르로 제한할 경우에는 어느 정도 가능할 수는 있으나, 정말 웬만한 고수가 아닌 이상 후자의 가능성을 좀 더 높게 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면, 비록 자기가 듣기에 지루하고 구린 음악이라도, 남들의 추천을 따라서 일단 귀에 우겨넣어야 하는가?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다. 특히 폭서(다음카페 circle of the tyrants)에서는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그것이 별로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음악에는, 자기에게 "맞는" 음악과 그렇지 않은 음악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관은 음악의 절대적 가치를 전제하고 이를 추구하는 일부 집단과는 잘 맞지 않는 가치관이지만, 본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이를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선, 자기 자신의 지적 능력이 딸리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사실상 예술적으로 깊이가 깊은 복잡하고 심오한 음악을 이해하는 것이 힘들고, 그것 자체가 괴로운 일이다. 그렇다면, 그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왜 그러한 음악을 들어야 하는가? 사실 이유가 없고, 무의미한 행동에 불과하다.
음악 감상 행위 자체는 어떠한 형이상학적 가치를 부여받지 못한다. 또한, 질 높은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리스너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즉, 음악 감상행위 자체에 불필요하게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그러한 행위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뿐더러 어리석은 행위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 수준이 딸리는 사람이 굳이 이해하지도 못하고 감동도 못 느끼는 복잡한 음악을 굳이 억지로 들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그 사람 수준에 맞는 쉽고 재미있는 대중음악을 들으면 충분하다.
다음으로, 지적 수준이 높은데도 음악에 대한 충분한 이해(내공이라고들 하는데)가 부족하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인해 받아들이지 못한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경우에도 억지로 들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우선 그 "지적 수준"이나 "내공"이라는 것이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고, 따라서 사람마다 수용 가능한 음악도 천차만별이다. 추천해준 사람은 좋다고 추천했으나 실제로는 더 높은 심미안을 가진 사람에게 있어서는 그저 그런 음악일 수도 있고, 혹은 자기 자신의 수용 가능한 영역이 딱 그 아래일 수도 있다.
위의 문단에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건, 다른 사람들의 추천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마다 수용 가능한 음악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개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기가 수용 가능한 한도에서 최고의 음악들을 찾아듣는 것이 낫다.
그리고, 실제로는 충분히 좋은데도 지금 당장은 준비가 부족하여 수용하지 못했던 음악들의 경우, 다른 음악들을 쭉 듣다 보면 어느새 수용 가능하게 변할 때가 있다. 그러면 그때 들으면 된다. 필자의 경험으로 미루어봤을때, 억지로 음악을 주입한다고 해서 갑자기 그 음악이 좋아지게 되는 등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중요한 이유는, 실제로 들어보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남의 추천과 비추천만을 믿은 나머지 어떤 음악은 듣지도 않고 어떤 음악은 억지로 듣는 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음악이란, 궁극적으로, 듣기 위해 존재한다. 즉, 모든 음악은 자기 자신이 직접 "들어 보고" 판단해야 한다.
남들이 추천 혹은 비추천했다고 해서 어떤 음악에 대해 일종의 낙인을 찍고, 그에 따라 청취행위를 하는 것은 때로는 (음감생활을 함에 있어서) 위험할 수 있다. 남들이 추천했는데 별로라면, 그냥 자기에게 맞는 다른 음악을 찾아듣는 것이 좋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지적 수준 등으로 인해 수용 가능한 음악의 범위가 딱 그 아래까지라면 거기까지만 들으면 되고, 단지 청취 학습이 부족했을 뿐인 경우라면 다른 음악을 듣다가 언젠가 그 음악이 이해될 때 들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음악을 듣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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