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캐즘과 이글스를 듣고 나서 드는 생각인데
확실히 같은 "음악"이라는 매체라 할지라도 지향점이랄까 목적이랄까 이 부분에 있어서 전부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모든 (진지한)음악이 어떠한 형태의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라는 게 표면적 목표고 실질적으로는 어떤 예술적 가치를 추구함에 그 의의가 있다 할지라도, 각각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이다.
심지어 베토벤과 캐즘은 에소테릭식으로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은데도 장르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사실 이 부분 때문에 늘 생각하는게, 클래식 따라한다고 능사가 아니라 메탈만의 고유한 존재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은연중에 "클래식스럽다"라고 하면 그만큼 우월하다고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클래식에 대한 일종의 패배주의라고도 볼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다른 단순한 음악들과 달리 구조 계산하고 텍스쳐 신경쓰는 부분에 있어서는 같지만, 이건 마치 열심히 수학공부하는 거랑 열심히 영어공부하는 거랑 "열심히 머리 써서 공부하는" 점에서 같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본다. 열심히 체육연습하는 건 이글스고
베토벤 비창, 캐즘 더 미션, 이글스 호텔 캘리포니아를 보면 그 중 그나마 비창과 더미션은 공통점이 많지만 상기했듯이 명확한 장르적 차이에 따른 가치추구의 차이가 존재하고, 호텔캘리포니아는 상당히 다른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게 가치의 추구의 문제라면, 서로 다르다고 해서 어느 것이 다른 것보다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에소테릭은 당연히 수학박사가 좆트루고 체육박사는 좆폴스라고 보겠지만) 실제로 수학박사 영문학박사 체육박사는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누가 단지 어떤 박사라는 이유 만으로 더 훌륭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병신같은 박사들도 존재하고, 이렇게 어떤 예술에의 추구가 아닌 단순 돈벌이가 목적인 음악도 마찬가지로 존재하는데 나는 그걸 "아이돌"이라고 쓰고 "병신"이라고 읽는다. 참고로 무조건 대중음악이라고 예술추구와 거리가 먼 병신들은 아니다. 진지한 음악가들도(박진영과 반대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떤 (제대로 된) 음악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음악이 추구하는 가치의 기준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난 예전부터 드림씨어터 2집의 메트로폴리스 파트1에 대해 주장하고 있는데, 이건 캐즘같은 음악과 그 지향점이 다르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마치 악기 하나하나가 각자 자아를 가지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흘러가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주는데, 이것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연주력에 그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것이 이 음악의 지향점이다. 캐즘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좆병신이겠지만, 이 음악이 추구하는 가치로 살펴보면 아니라고 본다.
생각난 김에 그냥 생각대로 쭉 쓴 거라 읽기 힘들수도 있고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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