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게임 "틱택토" 외전소설 "The Scapegoat" 후기 (네타 살짝 존재)
와
정말 대단하다.
본 소설에 대한 감상평을 단 한줄로 요약하자면 위와 같이 말할 수 있다.
정말 상상 밖의 퀄리티였고, 단순히 게임 외전 라노벨이 아니라 일반 문학소설이라고 생각해도 충분히 납득 가능할 정도의 탄탄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소설이다.
우선, 기본적인 문장력 자체가 기성 작가들과 비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탄탄하다. 특히 몇몇 기성작가들이 저지르고 있는 지적 허영심에서 비롯된 과오를 저지르지 않고, 굉장히 담백하며 깔끔한 문장 구성력을 갖추고 있는데, 상당히 가독성이 뛰어날 뿐더러 기본 구조에서 흠잡을 부분이 거의 없다.
각종 묘사 등도 굉장히 깔끔한데, 배경묘사부터 시작해서 인물묘사, 감정묘사 등등 상당히 체감적으로 와닿는 깔끔하고 정갈하면서 자세한 묘사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의 차이가 묘사력에서 갈리는 경우를 많이 봐 왔는데, 그런 점에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뛰어넘어 훌륭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 진행. 기본적인 기승전결 구조 같은건 매우 탄탄해서 전혀 흠잡을 데가 없고, 기본적으로 논리적인 구조에 따라 큰 비약 없이 탄탄히 전개해 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철저한 구상을 통해 집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한다. 복선을 까는 구조라던지 적절한 반전 등도 좋았고, 기본적인 주제 전개 뿐만 아니라 캐릭터성의 구축과 표현 또한 상당하다.
게임 외전 소설이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을 몰라도 읽는데 지장이 없도록 구성되어 있고, 갈등구조의 구축이나 해소 과정 등도 상당히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핵심이 되는, 상황전개에 따른 캐릭터들의 심리상태의 변화와 그에 대한 묘사 등도 상당히 탁월하기 때문에, 매우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틱택토"를 재미있게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추천할 만한 소설이다. 가격이 살짝 비싼 편이지만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하고, 결코 후회하지 않을 만한 퀄리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단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본 소설은 따지고 보면 BL 소설이다. 물론 하드한 BL이 아니라 그냥 소년들간의 진한 우정 정도를 바탕으로 깔고 있지만, 사실 이 소설에서 묘사되고 있는 소년들간의 애정은 충분히 우정 단계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내성이 없을 경우 다소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묘사는, 필자의 의견일지 모르겠으나, 소위 "씹덕" 작품들처럼 완전히 비현실적이고 씹덕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충분히 납득 가능할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읽어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약간 전형적인 "오토코노코"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 명 등장한다. 아니나다를까, 본 소년과 등장인물 간의 애증 관계가 하나의 갈등구조로 등장한다. 이러한 점이 전형적인 "오덕 문화"로 비춰질 수는 있다. 다만 따지고 보면 이것도 완전히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고, 충분히 "있을 수 있다"의 범주를 넘지 않는다.)
또한 캐릭터로 보자면, 악역 캐릭터의 성격이 너무 단편적인 문제(완벽한 "절대악"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본편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한 명이 등장하는데,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저 캐릭터가 꼭 등장해야 할 당위성을 느낄 수 없다는 부분 정도를 들 수 있다.
그리고 본 필자가 이해를 못한 것인지는 몰라도, 후반부에 보면 살짝 이해가 안 되는 전개가 한 부분, 그리고 어색한 전개가 한 부분 등장한다. 하나는 라이오넬이 호숫가를 헤맬 때 마치 환각 상태에 빠진듯이 제자리를 맴도는 부분, 그리고 두번째는 새뮤얼이 마치 호숫가로 사라지는 듯한 묘사와, 구 예배당에서 발견되는 모습에 관한 부분이다.
물론 전자는 등장인물의 극도로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묘사하는 것일 수 있고, 후자는 극적인 효과를 위한 전개일 뿐더러 실제로 "가능하다"의 범주를 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읽는 순간에는 살짝 납득이 안 가기도 했다. 특히 새뮤얼이 호수 속으로 사라지는 부분은 자살로 혼동되기도 했다. 여튼 이러한 부분과, 극후반부에 주인공이 테오도르를 언급한다던지 하는 부분은 살짝 매끄럽지 못한 전개로 생각되서 아쉽다.
본 소설의 제목은 "Scapegoat"이다. 사실 필자가 처음 보는 단어였는데, 찾아보면 "속죄양", "희생양" 이라는 뜻으로 나온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필자는 아직도 이것이 누구를 뜻하는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 어찌 보면 주요 등장인물 세 명 전부를 가리키는 말 같기도 하고, 주인공 알버트를 가리키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작가의 의도는 알버트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기는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소설의 제목으로 삽입했을 것이다.
근데 따지고 보면 알버트 뿐만 아니라 새뮤얼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는 라이오넬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봐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확실히 나와 있지 않으므로, 아무래도 각자가 알아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하튼, 100% "완벽한"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충분히 좋은 소설이고, 굳이 게임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읽기에 무리가 없을 뿐더러 한번쯤 추천해볼 만 하고, 특히 게임을 플레이 해본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한 소설이다.
특히 필자로서는 중간에 어머니 유령을 회상하는 장면 마지막 부분과, 후반부에 새뮤얼이 저주를 내리는 부분, 그리고 맨 마지막 끝마무리 부분이 상당히 인상이 깊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끝마무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아마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임팩트 있는 인상을 남겨 주었다.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인상깊은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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