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 작가의 "개와 공주" 와 "협박연애"를 읽고 간단히 적는 후기

원래는 이런 책 감상문은 잘 안 쓰는데, 유독 NZ작가의 저 두 시리즈는 좀 쓰고 싶어서 간단히 적어 본다.

 

1. 계기

NZ작가를 처음 접한 것은 "나와 호랑이님 앤솔로지"의 마지막에 실린 NZ작가의 단편을 볼 때였다. 그 권은 나호 시리즈로 봤을 때 다소 쉬어가는 편이라서 그런지 다른 작가들의 단편은 매우 가볍게 읽는 일상/개그물이었는데, NZ작가의 작품은 이질적으로 매우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의 단편이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많이들 말하는데) 그 작품에서 드러난 NZ의 필력이 정말 상당한 편이라서 완전히 푹 빠지게 되었고, 정말 읽고 나서도 여운이 상당했다. 이를 계기로 NZ에 대해 알아보고 나서, 우선 "개와 공주"부터 정주행한 다음에 "협박연애"를 정주행 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본 필자가 협박연애를 읽는 도중에 네이버 웹소설에서 유료화가 되고 말았다. 필자는 책을 2권까지(현재 2권까지 발매) 구매했고, 나머지는 네이버 북스에서 결제해서 다 읽기는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네이버에 정말 실망했는데, 그것에 관한 것은 http://metalgall.net/freeboard/553791 참고)

 

 

 

2. 작가 스타일에 대해

우선 말해야 할 점이, 다른 많은 작가들도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한데, 오랜 세월동안 책을 써 온 작가가 아닌 경우에는 권수가 거듭되면서 스타일이 약간씩 바뀌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본 작가 또한 마찬가지다. 보통 (제대로 된 작가라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점점 발전해 나가는데, 따라서 개와 공주 1권과 협박연애를 비교해 보면 꽤 차이가 존재한다.

 

개와 공주 1권만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여러모로 실망하고 구독을 중지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이 때의 NZ는 정말 "미숙하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문체는 어색하고 이야기 전개는 진부하며 캐릭터에는 매력이 별로 없고 주인공에게 별로 애착도 생기지 않는다.(특히 개그씬을 보면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내용은 개그인데 문체는 다큐스럽게 딱딱해서 굉장히 어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작가가 계속 구독한 이유는, 나와 호랑이님 앤솔로지에서의 실력을 이미 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후에는 점점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계속 읽어 나갔고, 결과적으로는 맞았다.

 

1권은 정말 여러모로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을 정도로 미숙했기 때문에 발전 과정으로 생각하고 넘어간다면, 이후 이 작가가 충분히 성숙했을 때 드러나는 특징이 "섬세한 감정선의 묘사"이다. 사실 이런 쪽의 표현 수준을 보면 작가의 수준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이 부분은 매우 미묘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몰입과 공감을 끌어내는 핵심적인 부분인데, 이 작가는 이러한 부분에서 탁월할 정도로 탄탄하다. 따라서 독자들은 작품을 읽으면서 캐릭터 하나하나의 감정상태와 상황이 자아내는 분위기에 푹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딸려오는 감동이라던지 여운을 상당히 느낄 수 있다.

 

이 정도로 탄탄한 표현력은 사실 이쪽 계통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들다. 굳이 "이쪽" 뿐만 아니라, 문예창작학과나 국문과를 나온 순문학 종사자들에게도 드물다. 이러한 표현력은 충분한 필력은 기본이고, 인간의 감정에 대한 세밀하고 섬세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충분한 상상력을 통한 창의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본 필자가 NZ를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를 단적으로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나호 앤솔로지 단편이다. 단편에 걸맞게 짧으면서도 농축된 전개를 통해 이 부분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애잔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정말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섬세한 감정과 분위기의 묘사가 이 작가의 특징이며 NZ의 작품을 읽게 하는 원인이다. 물론 개와 공주와 협박연애 또한 마찬가지이다.

 

 

 

3.  작가의 단점에 대해

"필력이 좋다" 라는 표현을 할 때에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단편적인 문장을 잘 짜는 것에서부터, 위에서 언급한 분위기의 세밀한 표현을 잘 한다는 의미, 그리고 나아가서 여러 문장들과 단원들의 배치를 잘 해서 짜임새 있는 글을 잘 만든다는 의미까지 될 수 있다. 본 필자의 경우에는 보통 "필력" 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문장을 잘 짠다는 의미로 쓰는데, 이렇게 문장을 잘 쓴다고 해서 글 전체를 꼭 잘 쓴다는 것은 아니다.

 

NZ 작가가 위에서 언급한 묘사를 잘 하는 부분과, 전체적으로 이야기들을 잘 배치시키고 전개시켜서 글을 짜임새 있게 잘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후자의 부분에서 NZ는 다소 약점을 갖고 있다. 즉, 단편적인 묘사는 확실한데,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는 부실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에서의 단점은 특히,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사실 상당수의 작가들이 권수가 10권에 가까이 늘어날수록, 1권부터 매우 탄탄히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단적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해리포터 시리즈만 봐도, 전체적인 짜임새에서의 완성도는 의외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본 필자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다가 이 부분에서 실망하고 구독을 중지했는데, 간단하게 언급하면 시리즈를 처음 시작할 때는 생각하지 못하다가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설정이 충돌하는 부분이 생기자 뒤늦게 추가시키는 등의 행위를 볼 수 있다.

 

개와 공주의 경우는 사실 위의 해리포터와 같은 경우는 의외로 별로 찾아보기 힘든데, 전체적으로 다 감상하고 나서 1권을 다시 읽어보면, 이미 세밀한 설정 같은 것은 1권에서부터 이미 다 다져놓은 상태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개와 공주의 문제는 그것보다는, 작가가 준비한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제대로 다 전달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준비한 것은 많은데 역랑이 미숙한 나머지 제대로 표현을 못 했다. 수없이 뿌려놓기만 하고 제대로 회수하지도 못한 상당한 떡밥들이 그 예이다. 또한 작품이 전개될수록 점점 오바스러워진다는 느낌이 매우 강한데, 이 점 또한 작가가 이야기 전개 및 표현 조절을 잘 못 했다는 의혹이 들게 만든다. (본 필자는 권수가 거듭될수록 점점 캐릭터들이 먼치킨들이 되어 가고 완전한 판타지 능력자 배틀물이 되어 가는 부분에서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또한 이런 류의 소설의 경우, 캐릭터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들에 각자의 특징을 부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곤 한다. 이 때 주로 쓰이는 방식이 바로 "특이한 말투"인데, 이는 이 작가 말고도 수많은 다른 작가들이 자주 시도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런 특이한 말투는 사실 꽤 비현실적이기도 해서 이야기를 유치하게 만들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인데, 이 작가는 너무 그러한 표현을 남발하는 부분이 있다. 개와 공주의 모든 히로인들과 협박연애 히로인들 전부 다 각자의 특이한 말투가 존재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협박연애는 그럭저럭 넘겼으나 개와 공주의 경우에는 다소 거북하기도 했다.

 

 

 

4. 작품에 대해

우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개와 공주에 비해 협박연애가 좀 더 완성도가 높다. 이 점은 꽤 고무할 만 한데, 작가가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NZ 작가는 네이버에서 또 다른 웹소설을 연재하고 있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작가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면 그 작품에서는 협박연애를 뛰어넘는 완성도를 보여줄 수도 있다. 또한 바로 이런 기대감이 독자를 계속 붙잡을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한다.

 

개와 공주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전체적인 완성도는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회수가 안 된 떡밥이 넘쳐나고, 히로인 중 한명은 이야기 전개 내내 별 비중도 없고 매력도 없어서 당최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가, 막판에 엄청나게 비중을 할애한 다음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도 매우 좋지 않은 뒷맛을 느끼게 만든다. (덕분에 필자 개인적으로, 개와 공주를 떠올릴 때마다 약간 불쾌한 감정을 갖게 만든다.) 그 외에 하렘물답게 말도 안 되는 하렘 구조를 펼쳐 나가는데 솔직히 불쾌할 정도고(애초에 한 남자를 두고 여자들이 공유하며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은 거의 야동 급의 망상이다), 기염만장의 등장 이후에는 완전히 정도를 넘어선 미친 먼치킨 배틀물이 되어 가는데 황당할 정도다.

 

특히 마지막에 신과의 대결은 의아스러울 정도인데, 한 방에 사람을 완전히 박살내고 시간까지 돌리며 궁니르를 발사해서 영혼을 차원 저편으로 분쇄할 수 있을 정도의 무적의 권능을 갖고 있는 존재가, 이상하게 이후에는 그정도로 막강한 능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시종일관 밀려 가면서 흐지부지한 전투를 하곤 한다. 그건 그렇다 쳐도, 일부러 캐릭터 전시회를 노렸는지는 몰라도 사상 나선으로 워프했던 기염만장이라든지 온갖 캐릭터들이 몰려와서 삽질을 하고, 오오라도 정체를 드러내면서 신에게 덤벼 가면서 온갖 멋있는 척은 다 하는데 정작 뭔가 제대로 하는 일은 없다. 대체 왜 나왔는지 이유를 알 수 없게 만든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미숙하고 실망스러워서 작가의 부족한 역량을 체감하게 만들었던 개와 공주와는 달리, 협박연애는 애초에 이야기 자체가 개와 공주의 약 1/3 정도밖에 안 되는 짧은 분량이라서 그런지 이러한 완성도적인 문제는 상당히 적은 편이다. 물론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닌데, 예컨대 신입생 발표회 때 눈을 뜬 상태로 모예화를 봤으면서 나중에 축제 때는 새삼 고민하는 부분이라던지(참고로 신입생 발표회 때 모예화 또한 노란색으로 변한 정철의 눈을 이미 봤어야 한다), 초반엔 일종의 상실감을 해소하기 위해 본인이 적극적으로 하렘을 형성해서 누려 온 것처럼 해 놨으면서 극후반에는 누나가 강요한 것으로 바뀌는 부분은 아무래도 나중에 누나 설정의 추가 및 수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들고, 후반부의 누나의 등장과 전개 및 해소 또한 약간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존재하고, 특히 사나예를 구질구질하게 만든 부분은 많이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NZ의 강점인 캐릭터 감정 표현에서도 약간의 어색함이 존재했는데, 학생회장 을지정이 왜 캐릭터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애정의 정도와 표현 부분이 제대로 충분하게 묘사가 되지 않았는데 이후에 뜬금없이 고백하게 되고 상처를 감내하는 부분이 다소 비약적인 부분이 있어서 약간 실망스러웠다.(물론 완전히 뜬금없는 것은 아니다. 키스까지 했으니... 다만 캐릭터에 충분히 공감하고 몰입할 만한 여지가 불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적인 측면의 문제는 개와 공주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고, 전체적으로 상당히 깔끔하면서도 다 읽고 나서 적당히 여운도 남고, 주연 캐릭터들에 대한 애착도 느끼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사나예가 마지막까지 눈에 밟히는 바람에(사실 약간 비현실적이긴 하다. 지나치게 자기희생/헌신적인 사랑인데다, 오만무도한 아가씨의 성격 상으로는 약간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자체만을 놓고 보면 상당히 애틋하고 다소 불쌍한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모예화와 행복하게 사는 정철을 강제로 계속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성인군자도 아니고 상처받지 않을 수가 없다.) 다소 안타깝고 불행하게 생각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희망적인 결말이 꽤 맘에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개와 공주의 엔딩보다는 맘에 들어할 것으로 보인다. 개와 공주는 애초에 히로인 한명이 리타이어해버리는 바람에 어떻게 해도 완전한 해피엔딩이 아닐 뿐더러 오리지날 엔딩은 많은 불만을 낳기도 했고, 추가엔딩은 솔직히 쓸데없고 작위적이다.)

 

또한 특이한 특징이 존재하는데, 웹소설로 연재된 쟉품이기 때문에 짧은 호흡을 가지는 짧은 챕터들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물론 중요 사건들의 경우 여러 챕터에 걸쳐 존재하기는 한데, 보통 한 장의 분량이 어느 정도 존재하고 그 안에서 어려모로 전개를 펼쳐 나가는 일반 소설과는 다소 다른 점이 존재한다. 게다가 주인공들이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하는 후반부에서는, 마치 성인 웹툰이 독자 서비스를 위해 매 화마다 쓸데없는 성행위 장면을 집어넣는 것처럼, 거의 매 화마다 쓸데없을 정도로 많은 키스신을 집어넣어 놨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졌을 뿐더러, 연재 당시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정주행하면서 보니까 다소 아스트랄하고 어색한 면이 존재한다.

 

(애초에 이상하게도 서로 좋아 못 살 정도로 쪽쪽 빨고 껴안고(ㅡㅡ;;) 사는 주제에 하는 짓은 고작(?) 키스밖에 안 한다. 네이버라서 그런지 아청법 때문인지 수위 조절인지 뭔지는 몰라도... 그런데 같은 미성년자들이 등장하는 개와 공주에서는 훨씬 더 막나가는 수위를 보여준 걸로 봐서, 아청법 문제는 아니고 네이버 연재라는 점이 작용한 것 같다. 물론 굳이 애정묘사를 보고 싶다는게 아니라, 현실성에 대한 문제이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각 작품별로 다른 매력이 존재하고 작가 특유의 감정묘사로 인한 강점이 존재하긴 하는데, 개와 공주는 협박연애에 비해 다소 미흡한 점이 많이 존재해서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협박연애에서는 작가의 강점이 극대화되어서 상당한 몰입과 공감, 여운을 이끌어내지만 작품적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며,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 작가의 이후의 작품에서는 얼마나 발전/개선을 이루어낼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하게 되기도 한다.

 

 

 

5. 그 외

두 작품은 서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이 거의 기정 사실이다. 협박연애에서의 증거들을 살펴 보면 우선 세계관은 개와 공주의 사건 이후의 이야기인 듯 하고, 백세군이 지옥에서 빠져나오면서 지옥을 붕괴시키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특이한 체질의 개체들이 출몰하게 되었는데, 그들 중의 하나가 바로 모예화이고, 계약 전의 정철 또한 그러한 체질이라고 나와 있다. 또한 그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실체 없이 형상(홀로그램 같은)만 존재하던 백세군의 동생(즉 정보부장)이 작중 세계에 실체를 갖고 등장하는데 그것이 아덴바라이다. 아덴바라는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것 같은데, 그 일환으로 정철과 계약을 하게 되고 눈을 부여한다.

 

(애초에 초반부 일러스트를 보면 정철이 눈을 사용할 때 오른쪽 눈이 금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사상나선에 접촉한, 즉 개와 공주 세계관에서 "문"을 열었을 때 나타나는 상태이다. 아덴바라 또한 금색 눈동자로 묘사되는 것은 사상나선과 관계된 존재임을 의미하며, 이는 비현실적인 힘을 갖고 있는 사나예 또한 마찬가지이다.)

 

학생회장 을지정은 이름과 머리색, 어머니의 말버릇인 "Fucking"의 언급과 "협(俠)"에 대한 언급을 보면 을지소의 딸이라는 추측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의문점이 발생하게 된다. 개와 공주의 추가 엔딩을 보면 을지소 또한 백세군과 연결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을지정은 백세군의 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사나예는(이름 자체는 개와 공주에 등장하는 "사나이"의 셀프 패러디/오마쥬로 보인다.) 진성그룹의 후계자라고 하는데, 문제는 개와 공주에서는 임요희가 진성그룹이라는 것인데 성씨가 다르다는 점(아무래도 임요희라는게 대놓고 임요환 패러디라서 바꾼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임요희와 어떤 관계인지는 몰라도 임요희가 백세군 패밀리에 들어간 이상 진성그룹도 아우르게 될 텐데 그렇다면 사나예도 어떻게든 백새군과 관계가 있게 마련인데, 둘 다 백세군과 관계가 있는 사나예와 을지정은 작중에서 처음 만나는 사이라는 부분이 다소 의아스럽게 된다.

 

물론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라, 협박연애 세계관의 시대배경 자체가 현대인것 같은데(등장하는 기술들을 보면), 개와 공주는 살짝 오버 테크놀로지 시대인데(년도 자체는 비슷한데 몇몇 기술은 훨씬 발달해 있다) 협박연애의 배경 시대가 개와 공주 등장인물들의 자녀들의 시대라면 상당히 의아스럽게 된다. 기업 후계자인 사나예가 학생 사회(홍현종합고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부분이야 시대가 지나면서 바꼈다고 가정하면 납득이 안 가는 점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 것도 사실이고, 학생 사회에서 개발했던 많은 기술들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고, 백세군이 추진했던 일부다처제(ㅡㅡ;;;;;)에 대한 언급 또한 전혀 없다.

 

이를 해결하는 유일한 가정은, 협박연애의 세계는 개와 공주 세계의 평행세계, 혹은 개와 공주 작중 표현으로 보면 다른 물질차원으로 보는 것이다. 즉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물질세계에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 사회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고 대한왕국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개와 공주 세계에서 신을 죽여버리고 백세군이 지옥을 박살냈기 때문에(;;) 협박연애 세계는 개와 공주처럼 시련을 겪지 않아도 되는 것인 동시에 모예화 같은 특이체질들이 나타나게 됐고, 아덴바라는 백세군이 있는 차원으로 강림한 것이 아니라 정철이 있는 세계로 온 것으로 보면 된다.(어차피 원래 사상나선에 있던 존재로 보이기 때문에 차원을 옮겨다니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다만 이렇게 되면 을지정의 어머니는 을지소가 아니게 된다.(물론 이 부분은 그냥 사나예 이름처럼 개와 공주 셀프 오마쥬로 보면 문제는 없다.)

 

(물론 이렇게 되면 왜 이 세계에도 진성그룹이 존재하는지 의문일 수 있지만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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