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갤러리 - 유동닉(트루문학과 비평사)] 트루를 팔던 회원 (문학산책)

벌써 3여 년 전이다. 내가 갓 폭서 가입한 지 얼마 안 돼서 게시물마다 666을 달고 회원들에게 칭찬 한번 받으려 하던 때다.

메킹에서 배틀 뜨고 강퇴당한 후에, 폭서에 가입하여 데스/블랙과 스래쉬 게시판을 볼 때였다.

 

마침 자신의 소장 앨범을 자랑하며 같은 앨범을 두장이나 가지고 있다는 회원 한분이 계셨다.

나도 한번 제대로 인증해서 666 댓글이나 부럽습니다! 댓글을 받아보고 싶어서 한장을 살테니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모비드세인트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나가로스의 앨범이나 들으시우."

 

대단히 무뚝뚝한 회원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배송이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씹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배송한다 하는것 같더니, 저물도록 입금확인 했다고도 안하고 ,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나중에 배송한다고 한다.

인제 다 필요없으니 그냥 취소해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나도 트루앨범 하나 가져보고 싶었는데 .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그냥 안살테니 돈을 환불해 주십시오."

 

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화를 버럭 내며,

 

"기다릴 만큼 기다려야 콜렉터가 되지, 폴스가 재촉한다고 트루가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안사겠다는데 무얼 더 기다린단 말이오? 님, 이제보니 앨범도 없으면서 사진 퍼와서 있는척 하셨구먼. 이미 입금한지 몇일이란 말요."

 

회원은 퉁명스럽게,

 

"알았으니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안 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포기할 수도 없고, 이미 블로그엔 이 앨범은 소싯적부터 가지고 들어왔던척 글질도 해대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편하실때 보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늦어진다니까. 배송이란 제대로 해야지, 재촉하다가 이 귀한 트루앨범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후에는 아예 접속도 안하고 전화기도 꺼져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까맣게 잊고 있었다. 몇일 후에야 cd를 배송했다고 문자가 온다.

 

거금을 들이고 쫄쫄 굶어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판매를 해 가지고 본좌급이 될 턱이 없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 상도덕(商道德)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회원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게시판을 보니 그 회원은 태연히 '뒈스메탈초딩'님에게 한장 팔았다고 글을 올렸다. 그리고 즐감하시라며 666을 쓴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정말 트루다워 보였다. 그 시니컬함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그리고 곧 내손에 들어올 모비드 세인트를 생각하며 이런 앨범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가져보지도 못할 눈팅회원이나 좆폴스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다시 끓어올랐다.

 

몇일 후 집에 와서 cd를 꺼내 사진을 찍어 게시판에 올렸더니 회원들은 남미에서 나온 부틀렉이라고 야단이다. 초기 1집보다 색감도 매우 진하고 로고도 거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베이에서 본 초판과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운영자의 설명을 들어 보니, 밴드의 로고가 너무 빨간색이면 새로 인쇄한지 얼마 안돼 레이저 프린터빨인 것이며, 이게 언제적 앨범인데 뒤에 밴드의 홈페이지 주소로 www.mobid-saint.co.kr이 있느냔다. 요렇게 티나는 부틀렉은 돈주고도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슬슬 띵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회원에 대한 정보를 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미 탈퇴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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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역시 메탈갤 자료.

 

원본 글쓴이에겐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료보존을 위해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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