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캐스트 디락(DIRAC) 이어폰 개봉기 및 간단 청음기

전에 예약구매했던 소니캐스트 디락 이어폰을 오늘 수령해서 간단히 살펴봤다.


참고로 현재는 품절 상태이고, 5월 26일경 재입고한다고 한다.


자세한 측정치 등은 이미 여러 사이트와 블로그 등에 공개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전부 생략하도록 한다.







박스는 이렇게 생겼다. 상당히 단촐하다. 그 아래 사진은 이어폰을 제외한 나머지 모습인데, 보시다시피 1회용 포장을 채택하고 있어서, 패키징에는 따로 공을 들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이 박스를 그냥 본래 의도대로 갖다 버릴지 아님 보관할지 다소 고민했는데, 그냥 보관하기로 했다.)











(폰카 화질이 너무 안좋아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필자가 쓰는 폰이 갤포아라서 근접촬영시 초점을 전혀 못 잡고 여러모로 안습이다.)



세부 이어폰 모습은 이렇게 생겼다. 보다시피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케이블 중간 분기점이 저런 식으로 단순히 수축튜브로 이루어져 있다. 그닥 신뢰가 되는 모습은 아니다. 플러그 쪽 케이블 연결부분도 수축튜브로 되어 있다. (심지어 절단도 대충 한 것인지 끝 부분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다.) 그리고 그것보다 좀 더 실망스러운건, 위와 같이 마이크 부분의 버튼이 "통화" 버튼 하나밖에 없다. 볼륨 조절 기능이 없다는 건 꽤 아쉬운 점이다.


이어팁은 평범하다. 최소한 쿼드비트3의 기본 이어팁보다는 훨씬 낫긴 하다. 단, 재질이 굉장히 먼지를 빨아들이는 재질이다. 이미 상자에서 개봉할 때부터 꽤 많은 먼지가 묻어 있었고, 잠깐 옷에 닿았다가 떨어지니까 진짜 수많은 먼지들이 묻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다음으로 이어폰을 들어볼 텐데, 그 전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어폰의 노즐 부분을 보면 이어팁이 저런 식으로 삽입되어 있는데, 보다시피 뭔가 더 밀어넣고 싶게 생겼다. 그렇다고 밀어넣으면 안 되는데, 왜냐 하면 저 부분을 억지로 끝까지 밀어넣을 경우 이어팁의 끝 부분이 유닛에 걸치는 형태가 된다. 이렇게 할 경우 이어폰이 귀에 제대로 착용되지 않고, 자꾸 귓구멍 바깥으로 빠지게 된다. 당연히 차음성도 더 떨어지게 된다. 저걸 왜 저렇게 만들었는지 약간 이해가 안 되고 아쉬운 부분이다.




이어폰은 정착용도 가능하고 오버이어로도 착용이 무난히 가능한데, 개인적으로는 오버이어 착용의 경우 너무 귀찮아서 그냥 정착용을 더 선호한다. 착용감은 정말로 훌륭하다. 지금은 단종된 옛날 얼티밋이어 UE700 이어폰처럼 굉장히 유닛이 작고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없다. 특히 쿼드비트3 같은 경우 유닛이 워낙 커서 착용할 경우 유닛이 귓바퀴를 눌러서 통증을 유발하고 불편한데, 이 이어폰의 경우 절대 귓바퀴를 누르지 않고 압박감이 없다. 그냥 쏙 집어넣으면 끝이다. 그렇다고 ER4S 같은 이어폰처럼 깊게 착용해서 이물감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착용감은 정말 상당히 칭찬하고 싶다.


(단, 이어폰을 귀에서 제거할 때 압력 차이 때문에 고막이 상당히 아플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좀 얕게 착용하면 좀 좋아지지만 차음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터치노이즈는 상당히 적은 편이다. 정착용으로 착용하더라도 별로 심하지 않다. 거의 얼굴에 스칠 때마다 엄청난 터노를 유발하는 쿼드비트3랑은 확실히 다르다. 케이블 자체가 꼬인선이고 별로 탱탱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소리는, 일단 저음이 너무 강하다. 거의 쿼드비트3 급이다. (측정치 상으로는 디락이 약간 더 적은데, 내가 현재 갖고 있는 쿼드비트3 AKG 에디션과 비교하면, AKG 에디션보다 저음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쉬운데, 저중고음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다른 악기들은 다 제 자리에 있는데, 킥드럼만 비정상적으로 엄청 크게 들린다. 특히, 저음이 너무 강해서 음악을 듣고 나면 머리가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고, 심지어 약간의 두통마저 느껴진다. (관자놀이 쪽이 욱신거리는 느낌이다.)


(이 저음의 경우 약간 상쇄시킬 수 있는데, 얕게 착용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얕게 착용하면 머리를 울릴 정도로 심각하게 많은 저음의 양감이 좀 줄어들어서 그나마 좀 더 편하게 들린다. 단, 위에서 언급했듯이 차음성 또한 떨어진다.)


아웃도어에서는 외부 소음이 유입되어서 적당한 양이 될 지 모르겠으나, 인도어에서는 저음이 아무리 들어봐도 너무 강하다. 한 5dB 정도만이라도 낮았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저음이 너무 많아서 ER4P/S 등의 이어폰에 비해 보컬이 약간 묻히는 듯한 느낌이다. 이 점은 쿼드비트3도 마찬가지다. 다만, 다른 저음형 이어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마스킹이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다. 얕은 삽입시에는 그나마 좀 더 잘 들린다.


중음~중고음은 확실히 ER4S에 비하면 좀 덜 명료하다. 상당한 쳥량감을 원한다면 이 이어폰은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한 착색이나 왜곡 등은 잘 느껴지지 않고, 상당히 깔끔하게 뽑아내는 편이다. 쿼드비트3와 비교하면, 상위호환급이다. 피아노 등의 소리가 굉장히 자연스럽고, 답답한 느낌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음은 굉장히 부드럽고 편하다. ER4S에 비하면 약간 양감이 덜한 느낌인데, 쿼드비트3와는 달리 경질적이거나 거슬리는 부분이 없고 ER4S처럼 깔끔하다. 초고역대까지 대역폭이 보장되기 때문에 소리가 상당히 자연스럽다. 얕은 착용을 할 경우 고음의 양감이 약간 더 많아지는 듯한 느낌인데, 깊게 착용할 때보다 하이헷의 찰랑이는 소리가 좀 더 경쾌하게 들린다.


해상력의 경우 저음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ER4S보다는 좀 떨어지는 듯 하지만, 최소한 쿼드비트3 이상급의 해상력은 보장해 준다. 얕은 착용의 경우, 쿼드비트3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포낙 이상급의 해상력을 보장해 주는 듯하다.




결론은, 다 좋은데 저음이 너무 강하다. 두통을 유발할 정도의 강한 저음이고, 이로 인해 보컬이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고 해상력에서도 그만큼 손해를 보는 듯 하다. 이를 다소나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이어팁 끝까지 귓 속으로 밀어넣는 깊은 착용을 하는 대신에, 귀에 걸치는 느낌으로, 귓구멍이 딱 막힐 정도로만 이어팁을 삽입하는 얕은 착용을 하는 것이다. (이 경우엔 이어팁 끝 부분이 약간 귀 밖으로 빠져나온다.) 유의할 점은, 얕은 착용을 할 경우 고음의 양감이 좀 더 많아지고, 외부 소음이 좀 더 잘 들리고, 얕게 착용한다고 저음이 확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머리를 울릴 정도" 에서 "그나마 좀 양호한 수준" 으로 낮아질 뿐임을 유의해야 한다.


저음만 좀 더 적게 나왔다면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지금 상태로도 결코 나쁜 이어폰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이미 주력으로 ER4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정도는 되지 못하지만, 최소한 서브로 사용하고 있는 쿼드비트3 AKG 에디션은 완벽하게 대체가 가능할 듯 하다. 참고용 레퍼런스로 사용중인 포낙과 비교해 봐도, 다소 중저음이 강조되어 있는 포낙에 비해 극저음까지 강조되어 있어서 소리가 좀 더 묵직하고, 중고음역대의 해상력 또한 좀 더 나은 듯한 느낌이다. (다만 착용감은 여전히 포낙이 더 좋다.)


실내에서 착용한다면 좀 얕게 착용하고, 실외에서 착용할 경우 좀 더 깊게 착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성비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면, 현재 배송비 포함 5만원인데, 객관적으로 보자면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쿼드비트3의 존재 때문에 약간 손해보는 측면이 있다. 쿼드비트3랑 비교하면 딱 돈값 정도 한다고 볼 수 있다. 쿼드비트3에 비해 좀 더 나은 중고음과 고음, 해상력, 그리고 훨씬 더(압도적으로) 나은 착용감과 적은 터치노이즈를 얻을 수 있는데, 그 정도에 약 3만원 이상을 더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는 각자가 판단할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돈값 한다고 본다.)


다만, 위에서 지적했듯이 그닥 믿음직스럽지 못한 중간분기점 등의 처리와, 통화 버튼밖에 없는 마이크(개인적으로는 볼륨 버튼도 없을 바에 차라리 마이크 빼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먼지를 엄청나게 빨아당기는 이어팁 재질 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차기작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개선되고, 저음의 양감을 적절히 조절하여 밸런스를 더 맞춘 이어폰을 내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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