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취향은 서로 다른 것이 공존할 수 없는가?

모 카페에서는 예컨대 클래식도 듣고 재즈도 듣는 사람들을(또는 트루메탈도 듣고 하드락도 듣는) 병신 취급하는 것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음악, 특히 자신들의 트루한 기준으로 봤을 때 병신스러운 것과 지존스러운 것을 같이 듣고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이율배반적이며 결국 자신이 뭘 듣고 있는지 뭘 좋아하는지 저게 왜 좋은지조차 알지도 못하고 그냥 듣는 븅신들이라는 것이 요지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럴까?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나도 클래식은 좋아도 재즈는 싫어하고 메탈은 좋지만 하드락은 싫기 때문에, 그 주장에 상당히 동조하는 점이 있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달리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인간의 사고능력이나 판단 등이 지극히 모순적이며 오히려 그것이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사람들이 위선자를 욕하지만, 실제로 극소수의 자기 통제력이 철저한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가 크던 작던 위선을 범하고 있다. 오히려 너무 빈틈없이 깨끗한 사람은 뭔가 인간미가 떨어져 보여서 거부감이 들 정도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의미하는데, 인간의 취향이나 가치판단은 반드시 일률적인 논리적 선상에 놓이는 것이 매우 힘들뿐더러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뭔가 철학적 또는 가치관적 사명감이 철저하지 않다면, "물 흐르듯 흐르는 감정과 사고"를 일관되게 정렬시키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일관되게 정렬된 것이 꼭 좋은가? 이에 대해서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것은 어떠한 이데올로기에 구속되는 것이며, 이러한 구속은 오히려 인간의 사고를 통제하여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고를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난 특정 이데올로기에 스스로를 구속하는 것을 경계한다. 내가 종교를 그토록 싫어하는 무신론자인 이유도 마찬가지 견지에서이다. 이러한 무신론자들조차도 그것이 이데올로기화 되어 마치 종교와 같은 신념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해야 함은 무신론계의 보편적인 상식이다.

이 말은 즉, 사고의 자유로운 흐름을 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의미한다. 따라서 나는, 인간의 사고판단의 모순성 그 자체를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것이 "감정"의 영역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자유로운 감정의 도약을 통제하는 것은 편협한 인간을 창조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인간의 취향은 서로 다른 것이 공존할 수 있으며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스티븐 호킹이 클래식도 들으면서 비틀즈도 듣는 걸 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클래식을 들으며 감동을 느끼는 사람이 재즈를 듣고도 감동을 느낀다면 자괴감에 빠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사람이 순수하게 클래식만 듣는 사람에 비해 음악적 소양이 뒤떨어지는 필연성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한줄 요약: 편협한 사람이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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