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준급 멜로딕 파워메탈 밴드, Time Concerto(타임 콘체르토) 간단 감상후기

 

 

 

(본 필자의 경우에는 네이버뮤직에서 결제해서 감상했다. 2015년 4월 현재 타임 콘체르토의 앨범은 디지털 앨범(싱글)으로 3장이 나와 있는데, 자잘한 트랙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3개의 곡이 존재한다. 그 중에 2010년도에 나온 Broken Faith는 유튜브에 올라와 있지 않다.)

 

본래 필자는 우리나라 멜로딕 스피드/파워 메탈 밴드라고 하면, Legend라고 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밴드밖에 몰랐다. 그 이후에는 멜스메 전반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끊었었기 때문에, 타임 콘체르토 라는 밴드가 있다는 걸 매우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이 밴드는 기본적으로 유러피안 멜로딕 파워메탈 스타일에 네오 클래시컬 스타일이 결합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우선 리프를 보면 정통 파워메탈 리프는 거의 쓰이지 않고, 대부분 네오클래시컬적인 리프와 약간의 스피드메탈/멜파메 리프와 멜로디로 구성되어 잇다. 즉 전반적으로 네오 클래시컬 리프에 멜파메의 멜로디와 감각을 결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나온 3곡 전부 상당한 완성도를 들려주고 있으며, Legend 같은 밴드랑은 그 "급" 자체가 완전히 다른,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멜로딕 파워메탈 전체를 통틀어서 A급의 완성도를 들려주는 상당한 밴드이다.

 

09년도에 나온 Nameless Death와 11년도에 나온 The Redemption을 같은 스타일로 묶을 수 있고, 10년도에 나온 Broken Faith는 약간 다른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론 이는 비교적 그러한 것이고 전반적으로는 3곡 모두 흡사한 스타일이다.) 곡 구조는 일반적인 절-후렴 구조와 약간의 변형에 기초하고 있으며 특이한 점은 없다.

 

일단 Nameless Death와 The Redemption을 살펴보면, 선명한 멜로디의 네오 클래시컬 리프가 인트로 리프로 등장하며, 절-후렴 사이클 중간중간에도 네오클래시컬 기타 사운드가 등장하며 빈 공간을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보컬의 멜로디는 유러피안 파워메탈적이고(그 중에서도 스트라토바리우스 류와 흡사하다), 연주의 밀도는 상당하다. 리프는 정통 파워메탈 리프는 아니지만 메탈 특유의 긴장감과 밀도를 느낄 수 있는 리프들이다.

 

특히 리프 연결이 상당히 자연스러울 뿐더러, 리프의 밀도가 높아서 보통의 플라워 메탈에서 느낄 수 있는 팝적인 느낌이 상당히 적고, 네오클래시컬 특유의 화려한 기타연주가 귀를 휘감아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상당한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유러피안 멜로딕 파워메탈의 경우, 연주의 밀도와 비중을 증가시키고 리프의 구성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플라워메탈 특유의 단점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는데, 그러한 점에서 봤을때 본 곡들의 완성도는 여타 B급 멜파메들보다 낫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브릿지 부분에서 들려주는 화려한 기타-키보드 솔로를 빼놓을 수 없다. 키보드 사운드는 결코 유치하게 사용되지 않으며, 잉베이 맘스틴 같은 기타와 키보드가 서로 솔로를 주고받는 화려한 연주가 압권이다. 가히 멜로디의 홍수 급으로 청자의 귀를 강타하면서도, 많은 B급 밴드들처럼 유치해진다던지 하는 우는 범하지 않는다. 여러모로 상당한 퀄리티의 솔로를 들려준다.

 

그러나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단점 또한 존재한다. 우선 가장 크게 들 수 있는 부분은 후렴구 보컬 멜로디 부분인데, 두 곡 모두 이 부분이 지나치게 플라워메탈적이다. 즉 너무 가볍고 물렁물렁하고 살짝 유치하다. 이러한 후렴구 멜로디의 분위기로 인해 곡 전반의 무겁고 진지하고 비장한 느낌이 상당 부분 감소하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참고로 이 멜로디는 스트라토바리우스의 그것과 꽤 유사한데, 스트라토바리우스는 플라워 메탈의 전형이라고 손꼽을 수 있는 밴드이다. 다만 청자의 취향에 따라, 즉 플라워 메탈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좋게 들을 수는 있다.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문제로써, 높은 조직도와 밀도를 자랑하던 리프가 후렴구에 와서 힘이 다소 빠지는 느낌이 난다. 이 부분은 다른 플라워메탈들도 전부 다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문제인데, 이렇게 후렴구 부분에서 플라워 메탈의 전형적인 문제점을 다소 드러내는 부분을 다소 아쉬운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음으로 Broken Faith를 살펴보면, 이 곡은 길이가 다소 긴 곡인데, 곡의 구조상으로는 그닥 특이한 점은 없다. 멜로디는 위의 두 곡에서의 그것과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유지한다. 또한 리프에 네오클래시컬 적인 부분이 줄어들고, 일반 스피드메탈/멜스메 리프가 주로 사용된다. 인트로부터 차이가 나는데, 화려한 기타연주를 들려주던 위의 두 곡과는 달리 다소 절제된 듯한 느낌의 리프가 사용된다.

 

전반적으로 절-후렴 부분에서 리프의 비중보다 보컬의 비중이 더 늘어난 점을 느낄 수 있는데, 기타와 키보드의 연주가 보컬의 멜로디를 잘 받치고 있으므로 큰 단점은 아니다. 특히 인트로라던지 후렴 부분에서 피아노 소리의 키보드와 기타의 연주, 그리고 보컬 멜로디가 서로 잘 어울려서 꽤 좋은 완성도를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꽤 비장하고 서정적이며 괜찮은 곡이다. 적절한 절제와 폭발을 통해 긴장감을 조절하며, 특히 브릿지 부분에서 나레이션 같은 부분이 끝날 때의 화려한 키보드 연주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솔로 플레이는 절-후렴 부분에서의 정서를 폭발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며 청자를 멜로디의 홍수로 이끄는데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부분이다.

 

그러나 바로 이 솔로 부분에 이 곡의 최대 단점이 존재하는데, 5분 27초부터 등장하는 뜬금없는 멜로디가 그것이다. 이 멜로디는 이전의 멜로디와 전혀 어떠한 연관도 없을 뿐더러, 곡의 전체 분위기에도 맞지 않는, 혼자 튀면서 약간 경박스럽기까지 한 멜로디이다. 이러한 파트를 왜 삽입했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이다. 자연스러운 진행을 방해하고 곡의 완성도를 깎아먹는 매우 안 좋은 부분이다. 그 부분만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큰 단점은 없다고 할 수 있다.

 

타임 콘체르토는 비록 약간의 단점이 존재하기는 해도 전반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곡들을 들려주고 있다. 본래 멜파메를 즐기던 사람이라면 필자가 지적한 단점들 또한 크게 단점으로 느끼지 못하고 매우 만족할 수 있을 것이고, 올드스쿨 파워메탈을 듣던 사람이라면 별로 좋게 듣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여타 멜파메들 중에서는 상당히 뛰어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네오 클래시컬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 또한 매우 만족스럽게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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