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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억력에 대한 간단한 생각

난 상당히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분명히 며칠 전에 다 깬 게임인데도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라고 하면 다 생각이 안 나는 경우도 많고 특히 깬지 한 달에서 1년, 2년 이상 지나고 나면 ㄹㅇ 뭔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거의 안 날 때도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을지는 모르겠다. 창작물이 범람하는 현대사회에는 정말 수많은 이야기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영화가 되었든 게임이 되었든 웹툰이나 소설이나 애니가 되었든간에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그 이야기들 중 대다수는 솔직히 딱히 읽을 만한 가치가 없는 것들도 많지만, 나름 재미있고 감명 깊은 이야기들도 많이 존재한다. 물론 여기서 "가치가 있다"라는 것은 주관적이기에, 누군가에겐 나보다도 훨씬 더 ..

인간은 원래 싸울 수밖에 없다.

싸우지 않는 인간관계를 찾는건 드문 일이다. 특히, 그 관계가 깊을수록 더욱 싸우는 빈도가 높다. 난 어느 면에서는, 싸우지 않는 인간관계는 오히려 별로 건전하지 못한 관계라고 생각된다. 인간이 싸우지 않을 수 있는건, 서로 상대에게 깊이 접근하지 않을 때만이 가능하다. 소위 "상호 존중"을 하는 상태인 것이다. 나도 너의 영역에 침투하지 않고, 너도 내 영역에 침투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관계 말이다. 즉, 소위 "지인" 정도의 관계가 그것이다. 인간이란 고등생물이고, 누구나 저마다의 가치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서로 상대에게 깊이 접근할수록 미묘하게 어긋나는 면들로 인해 싸울 수밖에 없다.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보통의 평범한 인간관계라면 싸우면서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다면,..

관찰과 결과는 현상의 본질을 정의한다.

요즘 몇몇 SF 영화를 보다 보니 종종 생각나는 한 가지 의문점이 존재한다. 고도로 복잡한 AI를 창조해서 인간의 뇌 활동을 거의 그대로 모사하게 한다면, 그 개체는 인간과 동일한 자아 및 감정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예컨대 AI가 사랑 같은 감정을 거의 그대로 모사한다면, 실제로 AI가 사랑을 느끼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간주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근데 이건 사실 다른 모든 것도 다 마찬가지며, 인간의 행동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인간들 중에서도 감정을 못 느끼는 일부 인간들이 있으며, 우리는 이를 사이코패스 라고 부른다. 이러한 사이코패스들이 다른 사람들의 감정표현을 유심히 관찰한 후 거의 그대로 따라한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가 겉으로 보기에 이들 사이코패스와 "진짜"..

오디오 미신의 아이러니

인간의 감각기관들 중 다른 모든 기관들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가장 많은 뇌 영역을 차지하는 기관이 바로 시각이다. 청각기관은 시각에 비하면 훨씬 더 부정확한 기관이다. 그런데 오히려, 시각을 자극하는 제품인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기계를 이용해서 정밀하게 측정한 측정자료가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자료로 널리 인정되고 있고, 대충 눈대중으로 하는 캘리가 아닌 전용 장비를 이용하는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이 훨씬 더 바람직한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반면에, 청각을 자극하는 제품인 음향기기의 경우엔 아직까지도 "자기 귀로 들은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객관적인 근거나 입증자료가 없는, 말 그대로 "미신"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다. 오히려, 감각이 둔하기 때문에 더 더욱 맹목적인 것..

(개씹뻘글) 우월한 감상자와 열등한 감상자의 차이

예술을 대하는 감상자에게는 한 가지 의무가 존재한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 예술의 가치를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심미안"을 기르는 것이다. (참고: 예술작품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마음을 갖고 진지한 태도로 감상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에 의무라고 표현할 필요조차 없다. 이것조차 못 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감상자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냥 감각기관이 받아들인다고 해서 그 행위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감상"은 아니다.) 좋은 작품과 나쁜 작품을 구별할 줄 알고, 좋은 작품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것은 감상자로서의 중요한 의무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심미안을 기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르는가? 이는 그냥 얻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고,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하는 방법..

(개뻘똥글주의) 공산주의 체제가 성립하기 위한 필요조건

이 세상에는 인간이 너무 많다. 인간들은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재화를 소비한다. 그리고 이 재화라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 는 사실에서 모든 비극이 시작된다. 공산주의 사회가 도래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붕괴해야 한다. 나의 공상에 따르면, 자본주의가 붕괴하기 위해서는 "재화의 가치" 가 붕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재화가 무한정 무제한 생산되어 흘러넘치는것, 그리고 그 재화의 "수요" 자체가 현격하게 감소하는 것. 이상적인 것은 전자이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최소한 현세대 과학으로는 결코 성립할 수 없다.) 애초에 지구의 자원 자체가 한정되어 있는데다, 인간의 모든 생산/소비활동은 환경을 파괴한다. 현재 지구에 존재하는 수십억의 인간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

(상대주의에서) "혐오할 수 있는 권리" 에 대해

보통 상대주의를 깔 때 혐오할 수 있는 권리를 들면서 모순점을 지적하곤 한다. 특히 필자의 주요 관심분야인 음악 평가에 있어서도, "깔 수 있는 권리"를 내세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보통은 궤변 취급을 당하면서 무시당하지만, 완전히 무시하기에는 나름 논리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나름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 바에 따르면, 일단 "혐오할 권리" 자체는 존재하는 게 맞다. 오히려, 혐오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그 자체가 상대주의에 대한 모순이고, 기본권(헌법)적으로 따지면 사상의 자유에 침해되는 행위이다. 여기에서 "혐오"는 심지어 논리적이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 즉 사회적 차별이나 인종간 혐오 등도 기본적으로는 무조건 허용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좀 다른 이야기일 수..

오랜만에 생각할 거리 하나. "복날에 끌려간 유기견, 사람들은 왜 못 말렸나" 기사를 읽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47&aid=0002094654 (원문기사를 퍼오지 않은 이유는 광고도 혐오스럽고 댓글도 막장이라서) 오늘 복날이라 그런지 시기적절하게도 저런 기사가 나왔는데, 이런 종류의 글에 대해서 크게 할 말은 없지만 기사 도중에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논리적이지 않아도 된다." 라는 문구가 있어서 그것때문에 이 글을 간단히 써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소위 "감성팔이"는 결과적으로 아무런 긍정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지 모르지만, 논리와 정당성이 결여된 프로파간다는 장기적으로 갈수록 명백히 독..

"창조과학"의 등장은 오히려 인간 지성의 발전을 의미한다.

창조과학이 무엇이고 왜 병신인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이러한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 개념을 들고 나오는 작자들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개독교의 병신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아직도 인간 지성이 이딴 헛소리를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할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증거로 생각된다. 그러나, 조금만 달리 생각해 보자면, 오히려 이렇게 "창조과학" 따위가 생겨나는 사실 자체가 인간 지성이 그만큼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즉, 창조과학을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심지어 그러한 개념을 믿는 작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들의 지성이 형편없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창조과학 따위가 등장..

기억이 완전히 소거된다면 그것은 "없는 것"과 같은가?

며칠 전에 이러한 글을 썼는데 (http://weirdsoup.tistory.com/342), 도중에 깜박하고 한 가지 빼먹은 점이 있어서 약간 보충하기 위해 쓴다. 예전에 "5억년 버튼" 이라는 만화를 본 적이 있다. (링크: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097&l=149552) 필자 개인적으로는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을 비웃는 악마의 도구를 보는 듯한 섬뜩함을 느낄 수 있었던 수작인데, 저걸 본 많은 사람들이 과연 나라면 저걸 누를까 안 누를까 하는 문제를 놓고 여러가지 의견들을 내놓곤 했었다. 그 중에서도 "누른다" 라는 쪽을 선택한 사람들은, 아무리 5억년의 지옥 같은 시간이 있더라도 결국 기억에서 완전히 제거된다면(완전히 기억을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