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리뷰를 쓰려고 하는 사람은 음악적인 전문성을 구비해야 하는가?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리뷰"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곤 한다. 영어로 Review 라고 써 놓으니까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는데, Review라는 단어의 뜻은 "평론"이다. 그리고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평론가"라고 한다. 즉, 원래 리뷰라는 것은 평론가들이 쓰는 평론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전문 평론가들이 평론을 쓰지만, 전문적인 평론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전문성을 갖춘 아마추어 평론가들도 평론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개개인이 손쉽게 자신의 평론을 인터넷 공간에 투고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아마추어 평론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마추어이든 전문가이든 간에, "평론"이라 함은 어떠한 대상을 평가하여 논하는 행위이고, 이러한 행위에는 그에 맞는 최소한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상식, 교양 등을 갖추고 이를 배경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이는 애초에 "평론"이라는 것이 그러하기 때문이며, 이를 갖추지 않은 평론이라는 것은 독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전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선무당이 사람 잡듯이 해를 끼칠 수도 있는 행위이다.

 

따라서, 누군가 "리뷰를 쓴다"라고 한다면, 이는 한국말로 다시 말하자면 "그 음악에 대한 평론을 작성한다" 라는 말이며, 이를 위해서는 그 음악을 평가하여 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있어야 함이 맞다. 이 때 어느 정도가 "최소한"인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최소한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만 제대로 된 논평을 작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그러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리뷰"랍시고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글들을 작성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글들은 엄밀히 말해 "리뷰"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글이다. 음악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악 중에서도 특히 메탈 관련 리뷰들 중에 위와 같은 리뷰들은 "메탈X덤" 이라는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전문적인 지식과 교양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리뷰를 작성하지 말아야 하는가? 당연하다. 좀 다른 대상을 예로 들어 보자면, "논문"이라는 것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그 학문에 대한 최소한의 전문 지식을 갖춰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고 작성한 논문은 "논문"이 아니다. 왜냐 하면, 논문이라는 것이 바로 그러하기(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이 무언가를 연구해서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리뷰" 즉 평론이라는 것의 의미가 그러하기 때문에, 그러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사람은 써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그러한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글을 쓸 때 함부로 "~ 리뷰" 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사람이 무언가에 대해 글을 작성하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감상문"을 쓰기를 권한다. 그러한 사람이 평론을 쓰려고 해 봤자 그것은 제대로 된 평론이 아닐 것이고, 반면에 감상문은 어떠한 작품을 감상하고 느낀 점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성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위와 같은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최소한 그러한 자격을 갖추기 전에는 "리뷰"라는 것을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대신에 음악에 대한 "감상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앞으로 내가 쓰는 음악 글들은 그것이 얼핏 리뷰처럼 보일 지라도, 혹은 "리뷰"를 쓰는 란(예: 메탈X덤의 리뷰 항목)에 올라갈 지라도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리뷰가 아니라 감상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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