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2월 16일자 [생활 속에서] 기사에 대한

오랫만에 좀 찌질거려 봐야겠다. 한동안 컴퓨터를 못했더니 손가락이 간질간질하다. 참고로 요번 글은 카테고리를 정하는 데 꽤나 고민을 해야 했다.








사실 그냥 보고 넘어갈 수도 있는 기사인데, 보는 순간 좀 많이 빡쳐서 글좀 찌끄려 봐야겠다.

일단 저년이 이 글을 쓰게 된 저 남자놈부터 이야기해 보자. 정말 띨띨한 놈이 아닐 수 없다. 여자 앞에서 여자들 밥맛이라고 하면 좋아할 년이 과연 어디 있겠는가? 이건 뭐 전라도민들 앞에서 대중이 욕하는 꼴이지..

남자답다, 여자답다 라는 말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아마 "남자답다"라는 건 뭔가 좀 적극적이고, 외향적이고, 활달한 걸 말하는 듯 하다. 물론 "여자답다" 는 그 반대일 테고. 난 사실 이렇게 "집단을 싸잡아서" 표현하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남자들 중에서도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들은 남자가 아니란 말인가? 옛날 사람들은 심지어, 만약 내가 머리를 자주 감을 경우 "사내놈이 왠 계집애처럼 맨날 머리나 감아대고 지랄이야!" 한다. 이건뭐 -_- 남자는 머리도 감지 말고 씻지도 말고 지저분하고 꾀죄죄하게 다녀야 한다는 말인가?

여하튼, 만약 저 남자가 내 친구였다면 당장에 욕해줬을 타입이다. 그런데, 지금 저 글을 쓴 여자는 아예 싸대기를 날려버릴 정도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일단 "애당초 남성적인 것, 여성적인 것 따위는 없다 이 말이다" 라는 주장의 근거부터가 턱없이 부족하다. 인간이 어떠한 능력을 지니고 어떠한 성격과 행동양식을 지니는 것은, 선천적인 면과 후천적인 면이 있다. 그런데 지금 저 근거문에서는, 이러한 차이 자체를 후천적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전제를 깔고 들어간다. 이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왜냐 하면, 그것이 선천적인 차이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것을 정확하게 증명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성향의 부족을 대려다가 얌전하게 자라도록 키우고 나서, 그들이 얌전한 성향의 부족민들과 어떠한 행동의 차이를 보이는가 하는 면을 실험해 봐야 한다. 그런데 그것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다. 또한, 어느 사회의 경우 모계 사회인데 또 다른 사회는 부계 사회일 수 있듯이, 남자가 자녀양육을 하고 여자가 바깥일을 하는 것은 순전히 그 사회 전통이 그렇기 때문일 뿐이다. 그니까 그러한 남성들에게 "남성성이 부족하다", 혹은 여성들에게 "남성성이 넘치다"라고 말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들은 죄다 "여성적" 즉 소극적이고 내향적이고 조용하고 가만히 있는 성격의 소유자란 말인가?

저년은 막판에 가서 "생물학적 차이" 를 인정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자기가 윗부분에 쓴 문장은 생물학적 차이를 무시하는 내용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저년의 주장대로 애당초 남성적인 것, 여성적인 것 따위는 없는 것이니까, 여자를 대려다가 군인으로 양성해도 똑같다는 말이지 않은가?

참고로 말해서, 남성에게 많이 존재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소위 말하는 "남성성"을 나타내게 한다는 걸 알고 있는가?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2080683 여기에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나 하시길.

그리고 공평과 평등에 관해서 말인데,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 공평은 어른에게 빵 두개를 주고 아이에게 빵 한개를 주는 것이고, 평등은 어른 아이 똑같이 빵 한개 반 씩을 주는 것이다. 게다가, "양성"의 개념에서는 "공평"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않는다.

이상으로 글 내용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비난)은 대충 마친 것 같다. 이제 군대에 관한 내 생각을 말해 보자면, 지금 저년이 말하듯이, 양성평등 이야기가 나온다 하면 꼭 군대 이야기가 나온다. 그게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불평등하기 때문이다. 뭔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거론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성평등 강의를 할때 꼭 가사일에 대한 것(남편은 가사를 전혀 돌보지 않고, 아내가 모든 일을 떠맏는 현상)이 꼭 나온다. 그 이유는 뭔가? 그게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여자와 남자를 똑같이 소집해서 똑같이 군대에 보내고 똑같은 복무기간을 주고 똑같은 일을 시킨다면, 이것은 불평등한 일이다. 왜냐 하면, 군대에서의 각종 일을 수행하는 데 여성의 신체조건보다 남성의 신체조건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같은 일을 해도 여자는 남자보다 힘들게 해야 한다. 따라서, "여자도 똑같이 군대에 보내자" 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남자만 군대에 보내는 것 또한 잘못된 거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체 건강한 남성들을 강제로 잡아가서 죽도록 일 시키고 쥐꼬리만한 월급 따위를 쥐어주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그니까, 신체 건강한 남성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말이다. 그들은 그저 신체 건강하고 성염색체가 XY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별반 댓가도 못 받으면서 죽도록 고생해야만 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 전쟁이라도 난다면 그들은 개처럼 끌려나가 개죽음당할 것은 뻔하다.

이게 과연 옳다고 보는가? 이에 대해 분개하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신체 건강한 남성이라면 다 똑같다. 그래서 양성평등 이야기가 나왔다 하면 맨날 군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저년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이 남자로 태어났다고 한번 생각해 보라는 거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은 집에서 편하게 밥먹고 잠자면서 하고 싶은 공부 하면서 지낼 때, 자기는 강제로 나라에 끌려가서 가축처럼 부려먹어지고 억업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는 거다. 그래도 여전히 "지겹"고 "우습다"고 할런지 말이다.

사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마지막 문장 때문이다. 저 문장은, 마치 지금 국민들을 위해 힘들게 노동을 하고 있는 수많은 군인들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체 대가리 속이 얼마나 삐뚤어져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그딴 말을 할 수가 있을까? 물론 만약 이 글을 본다면, 자기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누가 봐도 병역 복무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것 같이 보일 것이다.

사실 이런 또라이 년들은 이 세상에 한둘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여성 우월주의자들이 온갖 개소리를늘여놓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진짜 화나는건 왜 그러한 개소리를 신문에서까지 봐야 하냐는 것이다. 물론 지하철 무료 신문에 불과하지만, 어쨋든 저런 또라이년들이 사람들 다 보는 "광장"에다 대고 병신 같은 소리를 내지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불쾌하다.

이런 년들이 결국 나중에 TV 토론회 나와서 "총보다는 팬을 잡고 싶었습니다" 라는 패널의 말에 "그래서요? 깔깔깔" 하는 지랄을 떨겠지. 근데, 한가지만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 저년이 안심하고 직장에 출근할 수 있고 집에서 두발 뻗고 잘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군인들이 각종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을 감내하면서 우리 조국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겠다. 너는 밥맛이 아니라 아예 똥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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