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303의 개발사, 유코텍은 커다란 착각과 실수를 하고 있다.

일전에 공지사항에 올라온 "보컬살리기"라는 제목의 글을 보고 나서 한 마디 해주고 싶었는데, 이번에 나온 "ES303 SE" 라는 걸 보고 나서 말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ES303의 특징, 즉 타 이어폰에 비교하여 뛰어난 점이 무엇인가? 사용자들에게 물어 보면, 대부분은 "높은 해상력과 공간감, 웅장한 사운드" 를 꼽을 것이다.

ES303을 들어 보면 단번에 느끼게 되는 점이, 사운드가 매우 웅장하다는 것이다. "보급형 이어폰"치고 매우 웅장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이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비결 중의 하나가 바로 제품 상단부의 커다란 덕트이다.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 보면 ES303의 중음에 대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일단 ES303의 중음역대는, 타 이어폰에 비해 좀 뒤로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 난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은 "특정 영역대가 아예 구현이 안되는 듯 하다"라고 하던데, 번인을 하고 나서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최소한 한달 정도, 필자의 경우는 3개월 정도 사용해야만 제 성능이 나온다고 본다.)

그것은 진동판의 특성 때문인 듯 하다. 즉 현재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아까 말했다시피, 상단부에 커다란 덕트를 뚫어놓음으로서 웅장한 저음 사운드를 만들어냈는데, 이것 때문에 중음역대가 "상대적으로" 더 적게 들린다.

그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예를 들어 방 안에서 어떤 악기의 소리를 듣는 것과, 오케스트라 안에서 그 악기의 소리를 들을 때, 어느 것이 더 잘 들리겠는가?

그런데, 사람들의 불평이 점점 많아지자, 유코텍은 "보컬살리기"라면서 상단부 덕트를 막으라는 소리를 했다. 상단부 덕트를 막으면 웅장한 저음이 사라지므로, 상대적으로 보컬이 잘 들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커다란 오산이며 실수이다. 중음역대가 약한 근본적인 이유가 뭔가? 진동판 자체의 특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근데 이것을, 다른 음역대를 낮추면서 보완하려고 했다. 말하자면 "다 같이 잘 안들리는" 것을 택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자신들 제품의 특징이자 강점을 자기들 스스로 무너뜨리다니.. 실제로 상단부 덕트를 손가락으로 막았다가 놓았다가 하면서 음악을 들어 보라. 보컬의 위치는 그대로이고, 저음역대만 줄어든다.

즉 "보컬의 개선"이 아니라 "저음의 약화"인 셈이다. 이걸 가지고 "보컬살리기"라면서 사람들에게 권유한 유비코도 한심하고, 이걸 따라하면서 "오오 좋아졌어염" 하는 고객들도 참 플라시보 덩어리들인 듯 하다.

까놓고 말해보자. 그렇게 덕트 막아버려서 웅장한 사운드를 없애버릴 바에는, 뭣하려고 ES303을 구매했나? 디자인 때문에? 가격 때문에? 잘 생각해 보자. 그럴 바에는 차라리 MX400이나 EP-370을 사겠다.

그런데 이번에 유비코에서 ES303 SE 라는걸 만들었다. 티타늄 도금 제품이라던데, 무슨 "중음역대를 보완한 제품"이란다. 그래서 나는 진동판의 개선 혹은 유닛 자체의 개선을 시도한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런 거 없고 그냥 상단부 덕트의 크기를 줄여버린 것 뿐이었다. 그것을 보니 그저 웃음밖에.. 사람들 평을 들어봐도 "기존의 ES303에 비해 공간감이나 저음이 약해진 듯 하다"라는 것들이 많다.

결국 유코텍은 자기들 스스로의 강점을 다 깎아먹고, "중음이 약해염" 하는 소리에 휘말려서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자사의 이어폰의 특징과 타 이어폰과의 비교 강점조차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그래도 유코텍은 신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상당한 히트를 하면서 이어폰 매니아들 뿐만 아니라 음향기기에 사용할 가벼운 이어폰을 찾는 일반인들에게까지 자신들의 브랜드를 새겨 두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금의 착오와 실수를 발판 삼아, 차후에는 자신들 제품의 고유한 강점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여 점점 발전하는 유코텍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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